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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준영 잡고 스토브리그 첫 단추…이제는 ‘박찬호 보상 선수’ 선택이 관건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23 16:56

수정 2025.11.23 16:07

KIA, 이준영과 내부 FA 첫 계약
20일 계약 공시된 박찬호 보호선수 오늘까지 전달
3일 내에 보상 선수 결정... 좋은 선수 많아 관심 집중
보호 선수 선택 끝나면 내부 FA 협상 가속도 붙을 듯

원 소속팀 KIA 타이거즈와 FA 계약을 맺은 이준영(왼쪽). KIA 타이거즈 제공
원 소속팀 KIA 타이거즈와 FA 계약을 맺은 이준영(왼쪽). KIA 타이거즈 제공

[파이낸셜뉴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스토브리그의 첫 퍼즐을 맞추며 본격적인 겨울 준비에 들어갔다.

KIA는 23일 왼손 불펜 투수 이준영과 3년 총액 12억원 FA 계약을 체결하며 내년 시즌 불펜 안정화의 첫 조치를 단행했다. 이준영은 지난 2016년 데뷔 이후 8시즌 동안 통산 400경기에 등판한 검증된 불펜 요원으로, 최근 5시즌 연속 50경기 이상을 소화한 꾸준함이 그의 가장 큰 가치다.

KIA 불펜진의 좌완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경험 있는 왼손 자원을 붙잡은 것은 팀 구성 측면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이준영의 계약으로 KIA의 스토브리그는 첫 단계를 마쳤다.



그러나 본격적인 분수령은 이제부터다. 팀 핵심이었던 박찬호가 두산과 4년 80억원에 계약하며 팀을 떠난 가운데, KIA는 조만간 두산이 제출할 ‘보호선수 20인 명단’을 기반으로 보상 선수를 선택해야 한다. 보상 방식은 A등급인 박찬호의 규정에 따라 ‘보호선수 20명 외 선수 1명+전년도 연봉 200%(9억원)’ 또는 ‘전년도 연봉 300%(13억5000만원)’ 중 하나다.

23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 팬 페스티벌 '곰들의 모임'에서 FA계약으로 두산에 합류한 박찬호가 팬들과 인사하며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23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 팬 페스티벌 '곰들의 모임'에서 FA계약으로 두산에 합류한 박찬호가 팬들과 인사하며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KIA는 보상선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내년 시즌 전력 재정비가 시급한 상황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더 큰 가치를 지닌다. 두산의 보호 선수 20인이 제외된 선수군에는 잠재력이 높은 젊은 투수들, 즉시전력으로 투입 가능한 야수들이 다수 포진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의 이번 겨울 방향성은 ‘전력 보강 중심’이기 때문에 보호구역 바깥의 선수층도 상대적으로 두텁다. KIA는 내야 핵심 자원을 잃은 상황에서 미래 자원 확보와 당장 필요한 전력 보강을 동시에 꾀할 수 있는 보상선수를 택할 필요가 있다.

KIA는 박찬호의 빈자리를 그대로 채우는 유형보다 팀 내 취약 포지션에 도움이 되는 자원을 우선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투수 자원은 물론 젊은 야수들 가운데도 선택지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보상선수 선정을 마치면 KIA의 스토브리그는 두 번째 단계로 넘어간다. 내부 FA 협상이 그것이다. 양현종·최형우·조상우 등과 조율이 필요하다. 특히 양현종과 최형우는 상징성과 팀 기여도를 감안하면 협상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 대상들이다.

첫 번째인 이준영 계약은 완료했고, 두 번째인 보상 선수 선택은 KIA 전력 구성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분수령이다. 이 작업이 마무리돼야만 양현종·최형우 등 핵심 FA들과의 계약 가능 총액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KIA가 어떤 전략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내년 시즌 팀의 형태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