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리베라토 이별하고 요나단 페라자 영입
한화의 중견수 또 다시 공석
전문 중견수이자 전체 3번 지명 오재원에게 쏠린 눈
"리그에 중견수 자원 귀해질 것"
"작년부터 지켜봤던 선수... 꼭 뽑고 싶었다"
"수비와 발은 슬럼프가 없다"
문현빈과 비슷한 점 많아... 제2의 문현빈 될까
한화의 중견수 또 다시 공석
전문 중견수이자 전체 3번 지명 오재원에게 쏠린 눈
"리그에 중견수 자원 귀해질 것"
"작년부터 지켜봤던 선수... 꼭 뽑고 싶었다"
"수비와 발은 슬럼프가 없다"
문현빈과 비슷한 점 많아... 제2의 문현빈 될까
[파이낸셜뉴스] 한화 이글스가 마침내 외국인 타자 퍼즐을 맞췄다. “아니다”라고 하기도 했지만, 결국 선택은 예상대로 베네수엘라 출신의 스위치히터 요나단 페라자(25)였다.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70만 달러 등 총액 100만 달러의 꽉 채운 베팅이다.
페라자의 합류는 한화 타선에 확실한 무게감을 더한다. 채은성, 노시환에 강백호와 문현빈, 그리고 페라자까지 가세한 타선은 가히 ‘다이너마이트’라 불릴 만하다.
이원석, 이진영, 최인호 등 기존의 선수들이 있지만, 아직 중견수 자리는 주인이 없다. 그러다보니 팬들과 현장의 시선은 한 명의 신인에게로 맹렬하게 쏠리고 있다. 바로 2026 신인드래프트에서 한화가 과감하게 지명한 전문 중견수 오재원이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한화의 선택은 파격 그 자체였다. 역대로 신인드래프트가 전면드래프트로 전환된 이후 외야수가 1R에 뽑힌 적이 없었다. 전체 5번 이내에 뽑힌 적은 더더욱 없었다.
더구나 한화는 상위픽에서는 항상 정석적인 픽을 선호했던 팀이다. 전체 3번에 내야수도 아닌 외야수를 지명한 것은 초유의 일이었다. 현장에서도 술렁였던 이 선택에 대해 정민혁 한화 이글스 스카우트 팀장은 단호했다.
정 팀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처음부터 오재원이었다. 신재인이 남았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작년부터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생각했고 꼭 뽑고 싶었다.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이 없었다”라고 못 박았다.
투수 자원들과의 비교 분석 과정은 있었지만, 결국 결론은 오재원이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정 팀장은 “앞으로 우리 리그에서 중견수의 가치는 훨씬 더 높아질 것”이라며 오재원의 수비 능력과 주루 플레이가 팀 전력에 즉시 보탬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이는 현재 한화의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문현빈, 페라자 등이 좌우 코너를 맡고, 공격력이 강화된 대신 넓어진 수비 범위를 커버할 전문 중견수가 절실해졌다. 정 팀장의 “오재원은 워낙 좋은 장점이 많아 팀에 보탬이 될 선수”라는 말은 단순한 덕담이 아닌, 철저히 계산된 포석이었던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오재원의 영입 과정과 기대치가 2023년 한화의 도약을 이끈 문현빈의 사례와 소름 돋을 정도로 닮아있다는 것이다. 일종의 ‘평행이론’이다.
2023년 드래프트 당시 정민혁 팀장은 2라운드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문현빈을 호명했다. 당시 김민석, 김범석 등 걸출한 자원들에 가려져 있었지만, 정 팀장은 문현빈이 가진 ‘리더십’과 ‘근성’, 그리고 아프지 않은 단단한 몸에 주목했다.
북일고 주장으로서 이마트배 우승을 이끌고 청소년대표팀 주장까지 역임한 문현빈의 멘탈과 야구 지능을 높게 산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문현빈은 올 시즌 타율 5위에 오르며 대 폭발했고, 한화를 준우승으로 이끈 1등 공신 중 한 명이었다.
오재원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 청소년대표팀의 주장을 맡으며 리더십을 검증받았고, 다소 왜소한 체격 조건에도 불구하고 다이빙 캐치를 서슴지 않는 투지와 근성을 갖췄다.
정 팀장이 “신체 조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타고난 감각과 멘탈”이라며 밀어붙인 점도 판박이다. 두산 베어스 등 타 구단도 눈독을 들이던 오재원을 과감하게 낚아챈 것은 2년 전 문현빈을 지명하던 그 순간의 결단력과 겹쳐 보인다.
결국 한화는 페라자라는 강력한 창을 얻는 대신, 방패의 한가운데를 비웠다. 그리고 그 빈틈을 메울 열쇠로 신인 오재원을 지목했다.
오재원은 발이 빠르고 컨택 능력이 우수하다. 무엇보다 수비에서의 슬럼프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정민혁 팀장은 “1군 수비와 주루는 당장 통할 수 있다”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타격은 시간이 걸릴지라도, 당장 넓어진 대전의 외야를 뛰어다닐 ‘발’과 공을 따라가는 감각은 오재원만 한 적임자가 없다는 판단이다.
정 팀장은 “한화의 성적이 많이 좋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팀에 빠르게 보탬이 될 수 있는 그런 선수들을 지명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오재원은 빠른 시간안에 팀에 보탬이 될 선수라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신인드래프트는 그 어느 때보다 정민혁 팀장의 색깔이 많이 드러났다. 그리고 "리그에 중견수 자원이 귀해질 것"이라는 정 팀장의 예상도 맞았다
한화 이글스 드래프트 역사상 가장 큰 모험을 했고, 또 그 모험수가 팀의 명운을 좌지우지할 수도 있게 됐다. 오재원 뿐만이 아니라 2R 강건우도 마찬가지다. 오재원을 선택한 정민혁 팀장의 승부수는 과연 이번에도 적중할까.
페라자의 영입으로 완성된 타선, 그 화룡점정을 찍을 마지막 퍼즐 조각은 이제 갓 고교를 졸업하는 오재원의 손에 들려 있다. 한화 팬들의 눈이 다시 한번 정민혁 팀장의 ‘선구안’을 주목하는 이유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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