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리얼 블루'의 자존심이 바닥까지 추락한 수원 삼성이 마침내 칼을 빼 든 모양새다. 2년 연속 2부 리그 잔류라는 굴욕을 맛본 수원이 K리그 최고의 '전술가' 이정효 전 광주FC 감독을 차기 사령탑으로 낙점했다는 소문이 축구계에 파다하게 퍼지고 있다.
21일 강기정 광주시장(광주FC 구단주)이 SNS를 통해 이정효 감독과의 작별을 공식화하면서, 이 감독의 차기 행선지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업계의 시선은 일제히 '수원 삼성'을 향하고 있다. 아직 구단의 공식 발표는 없지만, 이미 물밑에서 강력한 러브콜을 보내온 수원이 '무적(無籍)'이 된 이 감독을 품는 것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최근 삼성 스포츠단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
이제 남은 것은 삼성 스포츠단의 '가장 아픈 손가락'인 축구단이다. K리그1 우승 4회에 빛나는 명문 수원은 2023년 강등에 이어 올해도 승격에 실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상황에서 수원이 선택할 수 있는 최상의 카드가 바로 '승격 청부사' 이정효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축구계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수원은 이미 변성환 감독 체제 이후를 대비해 이정효 감독 측과 접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수원은 이 감독에게 '코칭스태프 동반 합류'와 '선수단 구성 전권'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강한 영입 의지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이정효 감독 역시 재정난과 징계로 손발이 묶인 광주를 떠나, 자신의 전술 철학인 '효볼'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자본과 인프라가 갖춰진 팀을 원해왔다. 이러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수원행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정효 감독은 수원이 필요로 하는 모든 조건을 갖췄다. 2022년 광주 부임 첫해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승격을 일궈냈고, 2023년 1부 리그 3위, 올해 ACLE 8강 진출 등 기적 같은 성과를 냈다.
수원 팬들은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이정효가 온다면 내년 시즌권은 무조건 산다", "삼성의 자본과 이정효의 전술이 만나면 K리그 생태계가 바뀔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아직 도장을 찍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광주와의 아름다운 이별이 확정된 지금, 이정효 감독이 수원의 푸른 유니폼을 입고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에 서는 모습은 단순한 상상을 넘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삼성의 승부수가 과연 통할지, 2025시즌 스토브리그의 눈은 이정효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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