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스 ERA 6.94의 굴욕 딛고 149km 강속구 '쾅'
'경기당 사사구 단 1개' 제구 잡힌 파이어볼러
삼성전 8K 위력투로 '5선발 경쟁력' 증명
"많은 기회 갈 것 " 5선발 뒤 받칠 조커 역할 수행
'경기당 사사구 단 1개' 제구 잡힌 파이어볼러
삼성전 8K 위력투로 '5선발 경쟁력' 증명
"많은 기회 갈 것 " 5선발 뒤 받칠 조커 역할 수행
[파이낸셜뉴스] "당장 김태형이 내년에 15승을 할지 누가 알겠는가"
농담처럼 던진 말이지만, 이 농담 한 마디에는 많은 것이 내포 돼 있었다. 무엇보다 시즌 초반에는 절대 던질 수 없었던 농담이었다.
시즌 막판 KIA 타이거즈 마운드에 심상치 않은 '막내'가 등장했다. 덕수고 시절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던 그 재능이 프로의 벽을 넘어설 준비를 마쳤다. 바로 2024 신인 김태형(20)의 이야기다.
올해 KIA는 수많은 전력 누수가 있었지만, 투수력만큼은 전혀 문제가 없다. 네일-올러의 외인 원투펀치에 '대투수' 양현종, 수술을 마치고 성공적으로 복귀한 이의리, 그리고 올해 히어로 김도현까지. 선발 라인업은 충분하다.
윤영철이 재활로 이탈하고 이호민이 상무에 곧 입대하지만, 합류하는 전력이 더 많다. 이태양, 홍민규, 강효종, 황동하 등 꽤 많은 자원들이 개막부터 1군 무대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 중 1~2명은 충분히 선발로서도 임시방편으로 쓸 수 있는 선수들이다.
여기에서 또 한 명 가장 주목해야 할 변수는 단연 2년차에 접어드는 김태형이다.
사실 김태형의 데뷔 첫해 시작은 처참했다. 덕수고 3학년 말부터 흔들리던 밸런스는 프로 와서도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4월 25일 퓨처스 첫 등판에서 4.2이닝 9실점(8자책), 5월 10일에는 8실점을 기록했다. 전반기 내내 1군 콜업은 언감생심이었다. 망했다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최종 퓨처스 성적은 36.1이닝 28실점, 평균자책점 6.94. 1라운더의 성적표라고는 믿기 힘든 수치였다.
반전의 계기는 이범호 감독의 '무심(無心)' 지시였다.
KIA 퓨처스 관계자는 "퓨처스 기록 신경쓰지말고 보완할 점만 챙기라. 후반기에 기회를 줄 것"이라는 이 감독의 지시가 있었다고 밝혔다. 당장의 결과보다 과정을 다지라는 메시지였다.그리고 후반기 막판, 1군에 모습을 드러낸 김태형은 전혀 다른 투수가 되어 있었다.
시즌 막판 선발로 나선 4경기에서 모두 4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구속과 제구의 동반 상승이다. 평균 146~7km, 최고 149km에 달하는 직구가 포수 미트에 꽂혔다. 4경기 모두 사사구는 경기당 1개씩에 불과했다.
특히 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이었던 삼성전(9월)에서의 투구는 압권이었다. 비록 4실점 했지만, 무려 8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덕수고 시절 정현우(키움)와 원투펀치를 이루며 전국대회 2관왕을 이끌었던 그 '싸움닭' 기질이 1군 무대에서 발현된 것이다.
신인드래프트 현장에서 만난 심재학 단장과 KIA 스카우트 팀이 동시에 김태형 이야기를 꺼내자 "구위가 확실히 올라왔다"며 함박웃음을 지은 이유다.
김태형의 성장은 내년 시즌 KIA 마운드 운용의 핵심 열쇠다. KIA는 내년 시즌 '선발 뎁스'가 필수적이다. 돌아온 이의리가 풀타임을 뛸 수 있을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한다.
피로골절 이력이 있는 김도현 역시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 불혹을 바라보는 양현종의 체력 안배도 고려해야 한다.
이범호 감독은 "내년에는 선발 투수들의 이닝 수를 조절하며 운영해야 할 것"이라며 "김태형이 올해보다는 더 많은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며 넌지시 그의 성장을 기대했다.
이어 "김도현은 피로골절 여파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고, 이의리와 양현종도 관리가 필요하다. 김태형 같은 선수가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와 던져주고, 기존 선발들이 휴식을 취하는 방식의 운영이 내년 시즌을 별 탈 없이 치르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KIA는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조상우의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며 유망주 수집에 아쉬움이 있었다. 윤영철이 부상으로 던질 수 없고, 군입대한 조대현의 성장이 더딘 상황에서 김태형의 등장은 그야말로 '천군만마'다.
바닥을 쳤던 퓨처스 기록을 뒤로하고, 1군 마운드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19세 루키.
2026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마운드에서 팬들이 가장 기대해야 할 이름은 단연 김태형이다. 그가 2026년 KIA 타이거즈의 공식 조커이기 때문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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