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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중국은 린샤오쥔을 믿지 않았다… 결정적 순간 '손절' 당한 에이스 [2026 밀라노]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11 07:26

수정 2026.02.11 08:18

린샤오쥔, 혼성계주 준결승 진출 이끌었지만 그 뒤로 벤치
중국, 결승에서 4위로 노메달 굴욕
린샤오쥔, 500m서도 3위로 가까스로 준준결승 진출
경기를 펼치는 중국 린샤오쥔.연합뉴스
경기를 펼치는 중국 린샤오쥔.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린샤오쥔이 수상하다. 이런 정도의 선수가 아니었는데, 이번 올림픽에서는 사실상 중국에 패스(PASS)당했다.

대회 직전 중국 관영방송(CCTV)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조국에 대한 충성심을 숨기지 않았던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 이번 올림픽 중국의 ‘뉴 에이스’로 낙점받았던 그였다.

하지만 정작 승부처였던 올림픽 첫날, 빙판 위에서 그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1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결승. 디펜딩 챔피언 중국이 4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그 순간, 린샤오쥔은 트랙이 아닌 관중석에 있었다.



이날 중국 코치진의 선수 기용은 린샤오쥔의 현재 입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시작은 함께했다. 린샤오쥔은 예선(준준결승)에서 궁리, 장추퉁, 쑨룽과 호흡을 맞췄고, 캐나다에 이어 조 2위로 준결승 티켓을 따냈다.

중국 쇼트트랙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결승에서 4위를 기록한 후 베뉴를 빠져나가고 있다.뉴스1
중국 쇼트트랙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결승에서 4위를 기록한 후 베뉴를 빠져나가고 있다.뉴스1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메달 색깔을 결정짓는 준결승부터 이상 기류가 감지됐다. 중국 벤치는 린샤오쥔을 명단에서 전격 제외하고, 헝가리 출신 귀화 선수 류샤오앙을 투입했다. 우승 후보 네덜란드가 넘어지는 행운 덕에 결승에 안착했지만, ‘에이스’ 린샤오쥔의 자리는 돌아오지 않았다.

결승 라인업은 궁리-장추퉁-쑨룽-류샤오앙이었다. 여자 선수는 교체됐지만(왕신란→장추퉁), 남자 멤버에서 린샤오쥔은 끝내 호출받지 못했다. 규정상 중국이 메달을 따면 린샤오쥔도 함께 메달을 걸 수 있었지만, 동료들의 부진 속에 그 기회마저 날아갔다.

결과론적이지만 중국의 선택은 패착이었다. 결승 레이스 도중 쑨룽이 치명적인 슬립(미끄러짐)으로 속도가 줄면서 중국은 최하위로 쳐졌고, 벨기에에도 밀리며 4위에 그쳤다.

논란이 되는 지점은 ‘왜 린샤오쥔을 뺐는가’이다. 실수한 쑨룽은 중장거리 강자다.

중국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과 캐나다 윌리엄 단지누가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준준결승에서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뉴스1
중국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과 캐나다 윌리엄 단지누가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준준결승에서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뉴스1

반면 린샤오쥔은 불과 2년 전인 2024 ISU 세계선수권 남자 500m 챔피언이다. 순발력과 스피드가 생명인 단거리 계주, 그것도 결승 무대에서 세계선수권 500m 우승자를 배제하고 중장거리 선수를 중용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는 결국 코치진이 린샤오쥔의 현재 컨디션을 100% 신뢰하지 못했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실제로 린샤오쥔은 앞서 열린 개인전 500m 예선에서도 조 3위에 그치며 자력 진출에 실패, 어드밴스(ADV)로 간신히 기사회생하는 등 시종일관 무거운 몸놀림을 보였다.

평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임효준은 8년 뒤 오성홍기를 단 린샤오쥔으로 올림픽에 돌아왔다. 하지만 첫날 그가 마주한 현실은 냉혹했다.
개인전에서의 불안한 경기력, 그리고 팀의 2연패 도전을 벤치에서 지켜봐야 했던 계주 결승 제외.

‘중국 쇼트트랙의 구세주’가 될 것이라던 기대는 첫날부터 ‘물음표’로 바뀌었다.

린샤오쥔은 남은 개인전 3종목과 남자 5000m 계주에서 명예 회복을 노린다.


하지만 8년 전 세계를 호령하던 압도적인 기량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그의 두 번째 올림픽은 씁쓸한 실패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졌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