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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리 덮친 건 고의 아냐"… 美 스토더드, 한국 네티즌 맹폭에 공개 사과 [2026 밀라노]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11 21:38

수정 2026.02.11 22:01

미국 선수와 부딪혀 넘어지는 김길리
미국 선수와 부딪혀 넘어지는 김길리

[파이낸셜뉴스] 한국 쇼트트랙의 금빛 질주를 가로막은 '그 충돌'.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계주에서 한국 대표팀 김길리(성남시청)와 충돌해 결승 진출 좌절의 원인을 제공한 미국 국가대표 커린 스토더드가 하루 만에 입을 열었다.

하지만 사과와 함께 내놓은 해명이 되려 팬들의 '갑론을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1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 2조 경기는 한국 팬들에게 악몽과도 같았다. 주행 도중 갑작스럽게 미끄러진 스토더드와 뒤따르던 김길리가 정면충돌하며 빙판 위에 고꾸라졌기 때문이다.

이 충돌로 한국은 조 3위에 그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경기 직후 분노한 일부 팬들은 스토더드의 개인 SNS로 몰려가 비난성 댓글을 쏟아냈고, 부담을 느낀 스토더드는 결국 댓글 창을 폐쇄했다.

사과 메시지 올린 스토더드.연합뉴스
사과 메시지 올린 스토더드.연합뉴스

하루 뒤인 11일, 스토더드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는 "어제 경기력에 관해 팀 동료들과 나로 인해 영향을 받았을 다른 선수(김길리)들에게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논란이 된 지점은 그 다음 대목이다. 그는 "어제 일은 의도치 않은 것"이라며 "나 역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었지만, 몸 상태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여기에 불을 지핀 건 미국 대표팀 동료들의 인터뷰였다. 재미동포 앤드루 허와 브랜던 김은 경기 후 "경기장 얼음이 너무 무르다"며 실수의 배경으로 '빙질'을 언급해, 이것이 단순한 실력이 아닌 외부 요인 탓이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스토더드는 "훈련을 통해 원인을 찾고 예전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면서도 "당분간 소셜미디어를 쉬겠다. 여러 말이 나오고 있지만 머릿속에 담아두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에서 충돌한 김길리와 미국의 코린 스토터드.뉴스1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에서 충돌한 김길리와 미국의 코린 스토터드.뉴스1

이는 올림픽 쇼트트랙 종목에서 반복되는 '사이버 테러'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로 2018 평창 대회 당시 최민정과 접촉했던 캐나다의 킴 부탱은 살해 협박에 가까운 악플에 시달리며 큰 트라우마를 겪은 바 있다.

스토더드 역시 2022 베이징 대회에서 코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은퇴를 고려했을 만큼 불운에 시달려온 선수다.


이번 사과문이 성난 팬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아니면 '변명'으로 치부되어 논란을 키울지 귀추가 주목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