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오브라이언 종아리 이상, 투구 중단”… 대표팀 합류 불투명
선발 2명·포수 이어 마무리까지 ‘줄부상’… 개막 코앞인데 마운드 한숨만
선발 2명·포수 이어 마무리까지 ‘줄부상’… 개막 코앞인데 마운드 한숨만
[파이낸셜뉴스] "에휴" 깊은 한숨만 나온다.
이쯤 되면 야구의 신이 한국 야구를 시험하는 것인가 싶다. 차(車) 떼고, 포(包) 떼고, 마(馬)에 상(象)까지 다 떼고 나면 도대체 뭘로 야구를 하란 말인가.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코앞에 둔 ‘류지현호’에 또다시 비보가 날아들었다. 이번엔 뒷문을 책임져 줄 것으로 철석같이 믿었던 ‘빅리거’ 라일리 오브라이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다.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18일 홈페이지를 통해 “오브라이언이 15일 불펜 투구 도중 오른쪽 종아리 근육에 가벼운 이상을 느껴 투구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은 오키나와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대표팀에게 청천벽력이나 다름없다. 오브라이언이 누구인가. 한국계 4인방 중 한 명이자, 지난 시즌 빅리그 4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06을 기록한 ‘특급 소방수’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이달 초 “오브라이언은 MLB에서도 강력한 구위를 증명했다. 7~9회 가장 중요한 순간에 투입할 마무리로 생각하고 있다”며 무한한 신뢰를 보냈다. 투구 수 제한이 있는 WBC 특성상, 확실한 마무리의 존재는 승패를 가르는 열쇠다. 그런데 그 열쇠가 대회를 2주 남기고 부러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상황이 너무나 잔인하다. 마치 도미노가 무너지는 듯하다. 먼저 ‘차세대 에이스’ 문동주(한화)가 어깨 통증으로 승선조차 하지 못했다. 이어 선발의 한 축을 맡아야 할 원태인(삼성)마저 괌 캠프 도중 팔꿈치 통증으로 낙마해 유영찬(LG)으로 급히 교체됐다. 안방마님 최재훈(한화)도 손 부상으로 김형준(NC)에게 마스크를 넘겼다.
선발진의 핵심 두 명이 사라지고 베테랑 포수가 이탈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불펜의 ‘믿을맨’까지 흔들리고 있다. 물론 조병현(SSG), 박영현(kt), 고우석(디트로이트 산하), 유영찬 등 좋은 자원들이 있지만, ‘빅리그 2점대 투수’가 주는 무게감과 안정감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대표팀은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술을 다듬고 있다. 3월 초 오사카에서 일본 프로팀들과 모의고사를 치른 뒤, 3월 5일 도쿄돔에서 체코와 운명의 첫 경기를 치러야 한다. 시간이 없다. 그런데 전력은 날이 갈수록 헐거워지고 있다.
가뜩이나 선발이 약하다는 평가 속에 불펜 야구로 승부를 봐야 하는 한국이다. 하지만 그 불펜의 핵마저 부상 암운에 휩싸였다.
류지현 감독의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고 있다. 부상 악령이 덮친 2026년의 봄, 한국 야구는 과연 이 난관을 뚫고 도쿄돔에서 웃을 수 있을까. 지금으로선 걱정과 한숨이 앞서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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