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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아 마침내 온 마음의 고향인데…" 0.400 맹타 서건창, 야속한 골절로 개막전 무산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20 21:00

수정 2026.03.20 20:59

시범경기 맹활약 중 날아든 불운의 타구 "타격 메커니즘 절정이었기에 더욱 뼈아픈 이탈"
키움 서건창.키움히어로즈 제공
키움 서건창.키움히어로즈 제공

[파이낸셜뉴스] 돌고 돌아 마침내 입은 키움 유니폼이었다.

누구보다 간절하게 준비했던 봄날이었기에, 갑작스럽게 날아든 불운이 못내 야속하기만 하다. '원조 200안타의 사나이' 서건창(36)이 개막을 눈앞에 두고 불의의 부상으로 잠시 쉼표를 찍게 됐다.

키움 히어로즈 구단은 20일 "서건창이 두 차례 교차 검진을 받은 결과, 오른쪽 중지 손톱 마디 골절 소견이 나왔다. 회복까지는 4주가량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부상 장면은 예기치 못한 순간에 찾아왔다. 서건창은 전날(19일) 수원 kt wiz와의 시범경기 8회에 3루수 수비로 나섰다가, 불규칙하게 튀어 오른 땅볼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맨손가락을 강타당했다. 검진 결과 골절 판정을 받으면서, 그토록 고대하던 개막전 엔트리 합류는 무산되고 말았다.

이번 부상이 유독 뼈아픈 이유는 올봄 그가 보여준 완벽한 부활의 전조 때문이다. 2014년 KBO리그 최초 단일 시즌 201안타를 때려내며 정규시즌 MVP를 거머쥐었던 서건창은 2021년 LG 트윈스로 트레이드된 이후 KIA 타이거즈를 거치며 굴곡진 시간을 보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친정팀 키움과 손을 잡은 그는, 시범경기에서 타율 0.400(10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완벽한 적응을 마친 상태였다.

키움 히어로즈 서건창이 12일 이천베어스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쏠뱅크 KBO리그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전에서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뉴시스
키움 히어로즈 서건창이 12일 이천베어스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쏠뱅크 KBO리그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전에서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뉴시스

야구 통계 전문가들과 현장 평가원들은 베테랑 타자의 시범경기 4할 타율과 장타 생산은 단순한 컨디션 점검을 넘어, 타격 메커니즘이 다시 궤도에 올랐음을 보여주는 유의미한 지표라고 입을 모은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스윙 스피드와 타구의 질이 전성기 시절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뛰던 당시의 밸런스를 상당 부분 회복한 상태였다"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수술대에 오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건창은 깁스 치료만 진행하며, 당장 21일부터 고양 재활군에 합류해 다음 달 1군 복귀를 목표로 구슬땀을 흘릴 예정이다.

누구보다 험난한 여정을 거쳐 고척돔으로 돌아온 서건창. 야속한 타구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됐지만, 그의 야구 시계가 완전히 멈춘 것은 아니다.


4주 뒤, 그가 다시 한번 영웅 군단의 심장부로 돌아와 팬들 앞에서 자신만의 스윙을 보여줄 수 있을까. 고척돔의 그라운드는 서건창이 다시 돌아올 타석을 조용히 비워두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