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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end 헬스] 초·중생 10명중 1명이 척추측만증… 90%는 원인 몰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22 18:29

수정 2018.11.22 18:31

뒤에서 봤을 때 척추가 알파벳 S 또는 C자로 휘어있어
여학생이 남학생 비해 2배가량 발병률 높아
척추측만증 진단법
- 양쪽 어깨선 높이가 차이가 난다
-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 허리를 구부렸을 때, 한쪽 허리나 등이 튀어나와있다
- 알수 없는 심폐·소화기능 장애
[Weekend 헬스] 초·중생 10명중 1명이 척추측만증… 90%는 원인 몰라

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허리가 피로감을 느끼는 학생들이 병원을 많이 찾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은 척추측만증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이춘성 교수는 22일 "운동 부족, 나쁜 자세, 무거운 책가방 등은 요통의 원인은 될 수 있지만 척추측만증의 원인은 아니다"며 "85~90%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측만증"이라고 설명했다.

■90%가 원인 모르는 '특발성 측만증'

척추측만증은 허리가 C 또는 S자로 휘어지는 병이다. 일반적으로 양쪽 어깨 선 높이 차이가 나기 시작하고 등이 튀어나오게 된다.
심한 경우 갈비뼈가 골반을 압박하는 통증이 나타나고 폐나 복부의 장기를 압박해 심폐기능이나 소화기능 장애를 유발시킬 수도 있다.

초·중생 10명 중 1명은 허리가 휘는 척추즉만증을 앓고 있다. 특히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2배가량 발병률이 높다.

하지만 특발성 측만증 환자가 척추가 휜 원인은 아직 밝혀내지는 못하고 있다. 특발성 측만증은 열살 전후에 부모에 의해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특발성 측만증 외에는 태어날 때 척추병에 기형이 있어 생기는 선천성 측만증, 신경 이나 근육 질환에 의해 생기는 신경근육성 측만증 등이 있다.

정상적인 척추는 뒤에서 봤을 때 곧은 일자 모양을 하고 있지만 척추측만증 환자의 척추는 대개 알파벳 S모양으로 휘어있다. 일반적으로 X-레이 검사를 통해 척추가 옆으로 10도 이상 휘는 경우 측만증으로 진단한다. 하지만 여기에 척추뼈가 자체적으로 회전되는 소견이 반드시 수반돼야만 측만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척추뼈의 회전 소견이 없는 경우를 측만증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어떻게 진단하나

가장 손쉬운 검사는 몸이 전반적으로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전방굴곡검사이다. 무릎을 펴고 허리를 앞으로 숙여 땅에 닿게 한다. 척추가 휘지 않았으면 등과 허리가 평평하고 대칭을 이루지만 측만증이 있으면 한쪽 등이나 허리가 튀어나오게 된다.

수직선을 그어놓고 몸통이 몸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았는지를 알아보는 방법도 있다. 때로는 거울을 보다가 자신의 좌우 가슴 크기가 서로 다른 것을 보고 발견하기도 하며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등을 봤을 때 척추가 휜 것이 분명히 드러나기도 한다.

보통 척추측만증은 통증이 없지만 간혹 등의 통증이나 피로감이 나타날 수 있다. 젊은 나이에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중년 이후에는 요통이 생길 가능성이 정상인보다 2배 정도 높다. 환자들 중에는 척추측만증으로 인한 심폐기능과 소화장애를 우려한다. 80~90도 정도의 만곡이라면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이 경우는 극히 드물다.

■60도 이상 만곡은 수술해야

성장상태에 관계없이 20도 미만의 만곡을 가지고 있는 특발성 측만증 환자의 경우 3~6개월마다 정기적 관찰이 필요하다. 휘어져 자란 식물의 줄기를 댕겨서 며칠 동안 펴놓아도 나중에는 원래의 휘어진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람의 척추는 식물의 줄기보다도 수백 배 튼튼하고 두꺼운 기관으로 허리를 억지로 교정한다고 허리가 펴지지 않는다.

보조기 치료가 효과가 있는 것은 극히 일부다. 20~40도 사이의 만곡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 중 성장이 1~2년 이상 남아 있는 경우에는 보조기 치료로 효과가 있다.

보조기 치료의 목표는 만곡을 교정하는 것이 아니라 만곡이 더 커지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다. 보조기를 착용한 상태에서는 만곡이 교정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착용하다가 성장이 끝나서 풀고 나면 대부분 원래의 각도로 되돌아가게 된다.

60도 이상의 만곡에서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의사에 따라서는 수술의 기준 각도가 40도 이상인 의사도 있고 60도 이상을 기준으로 삼는 의사도 있다. 40~60도 사이의 만곡의 치료는 환자의 성장상태, 주변 환경, 만곡의 부위, 치료하는 의사의 선호도에 따라 달라진다. 성장이 많이 남아있어 만곡이 커질 가능성이 있는 환자에게는 수술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성장이 끝나 만곡이 더 커질 가능성이 별로 없는 환자는 그냥 관찰만 해도 된다.

척추측만증 수술은 만곡의 각도가 △너무 크거나 △외관상 보기 흉하거나 △심장과 폐의 기능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나중에 요통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시행한다.
만곡의 크기만으로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고, 성장 상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 교수는 "같은 각도라고 하더라도 0세의 환자에서 40도의 측만증이 발견된 경우, 아직 성장이 많이 남아 있어서 각도가 계속 커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며 "하지만 성장이 다 끝난 20세의 환자에서 40도의 측만증이 발견된 경우에는 진행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수술이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보통 성장기의 환자는 40~45도 이상인 경우, 성장이 끝난 환자는 50~55도 이상인 경우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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