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반중 넘어 혐중'‥ 중국인 혐오, 도 넘은 수준까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3 13:54

수정 2019.06.13 13:54

한-중 외교마찰, 조선족 범죄 등으로 악감정 확대
'착짱죽짱', '난징대축제' 등 무차별 폭언 이어져
"부분의 문제, 전체로 확대해선 안돼‥이성적 대응해야"
이미지=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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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반중(反中)을 넘어 혐중(嫌中)감정이 팽배해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의 화웨이 문제 등으로 인해 '제2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보복'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 대한 심리적 거리는 시간이 지날 수록 멀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반중(反中)' 넘어 '혐중(嫌中)'으로
13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체류 중국인은 107만566명이다. 이는 국내에 체류 중인 전체 외국인 중 45%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중국인들에 대한 한국인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일각에서는 중국인들에 대한 맹목적인 비난이 도를 넘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혐중감정은 극단적인 표현들로 이어진다. '착짱죽짱(착한 중국인은 죽은 중국인 뿐이다)' '천안문 사태 때 착한 중국인은 모두 죽었다'는 식의 표현들이 주요 포털사이트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도배하다시피 하고 있다. 심한 경우엔 '난징대학살(중일 전쟁 때 중화민국의 수도인 난징을 점령한 일본이 군대를 동원해 중국인을 무차별 학살한 사건)'을 '난징대축제'로 일컫기도 하면서 많은 네티즌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비단 온라인 상의 문제만은 아니다. 중국인 유학생이 많은 대학가 역시 혐중감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서울의 한 사립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유학 중인 중국인 A씨(23)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중국인에 대한 한국 대학생들의 인식이 좋지 않은 것 같다"며 "심한 경우엔 중국인들을 눈앞에 두고도 '짱X' 같은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소연했다.

■"부분의 문제, 전체로 확대해선 안돼"
이 같은 혐중감정의 배경으로는 다양한 이유들이 지목된다. 오래전부터 이어진 중국의 동북공정과 2017년의 사드사태 등이 반중감정을 촉발시켰다. 최근 이슈가 된 미세먼지 문제도 반중감정을 악화시키는 데 한몫했다. 일부 중국동포들이 벌인 범죄행각도 중국인들에 대한 감정을 키우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국내 체류 중국인협회의 한 관계자는 "사드부터 미세먼지까지 국가 간 여러 문제로 인해 한국인들이 중국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는 것에 대해선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렇다고 모든 중국인들에 대해 차별적 시각을 가지고 욕설을 내뱉는 일부 행태는 정말 이해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의 중국인 거리.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에 체류 중인 중국인의 수는 107만566명이다. / 사진=fnDB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의 중국인 거리.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에 체류 중인 중국인의 수는 107만566명이다. / 사진=fnDB

전문가들은 개인의 일탈, 혹은 양국 정부 사이의 정치적 문제 등을 이유로 중국인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불거진 일련의 상황들과 관련해서 감정이 아니라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중국이 중화사상 등을 앞세워 한국인들의 감정을 자극했을 가능성이 있는데 그걸 똑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면 국가 차원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설 교수는 국내 체류 중국인 중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조선족 문제와 관련해서도 이성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원춘, 박춘풍 등이 용서받을 수 없는 극악무도한 범죄자인 것은 맞지만, 그것이 그들이 속한 사회집단 전체를 비난할 근거가 되진 못한다"며 "개인의 일탈을 이유로 중국인 전체를 무조건적으로 비난하는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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