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이영성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활성화에 의한 가족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화장실 청결과 소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감염병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가 대변에 평균 22일, 최장 26일까지 생존했다는 중국 연구 결과를 참고해 재양성 환자를 대상으로 호흡기 검체 외에 대변검사를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가 완치돼 격리해제 후 재양성 판정을 받은 확진자는 6일 기준 51명이다. 재확진 사례는 경북 봉화군 소재 푸른요양원에서 7명, 대구에서도 18명이 발생했다. 특히 푸른요양원은 격리해제자 33명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재차 진행한 결과, 환자 4명과 직원 3명이 다시 양성 반응을 보였다.
코로나19 재양성 사례는 증가 추세다. 지난 2월 28일 경기 시흥에 거주하는 70대 여성이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은 지 6일 만에 재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내 첫 재양성 사례다. 지난달에는 경기 김포에서 코로나19가 완치돼 퇴원한 생후 17개월 여자아이가 10일 만에 다시 양성 판정을 받은데 이어 그 부모도 재확진 사례로 분류돼 우려를 키웠다.
방역당국은 국내 재양성 사례가 재감염보다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재활성화한 것에 무게를 두고 역학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완치자 혈액에 바이러스 항체가 얼마나 형성되고,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분리·배양할 수 있는지 분석하기로 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정례브리핑에서 "병원 또는 생활치료센터 확진자 중 진단검사에서 줄곧 음성으로 나오다가 다시 양성으로 확인되는 사례가 많다"며 "몸에 항체가 생겨도 RT-PCR(실시간 유전자 증폭검사)에서 양성으로 나타나는 사례가 있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재활성화하는 원인은 아직 역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았지만, 국내에 50명 넘게 발생한 것에 비춰볼 때 완치자 관리에 구멍이 생긴 것은 분명하다. 특히 화장실 변기를 통한 교차감염 위험이 급부상하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교수는 "코로나19 재양성 확진자는 앞으로 호흡기 검체뿐만 아니라 대변 검체를 이용한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하다"며 "중국 사례만 봐도 대변에 의한 교차감염 위험을 무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완치자가 격리해제 이후에도 대변을 통해 극소량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배출하고, 같은 변기를 사용한 가족에게 추가로 전파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김우주 교수에 따르면 중국 과학아카데미는 지난 1월 20일부터 2월 23일까지 코로나19 중증 및 경증 확진자 등 24명을 대상으로 바이러스 배출 특성을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내용을 보면 확진자 12명 중 10명(83.3%)의 대변 검체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일반적으로 PCR 검사를 할 때 채취하는 호흡기 검체에서는 양성 반응률이 66.7%였다. 확진자가 대변으로 바이러스를 배출하는 기간은 평균 22일로 호흡기 검체 10일에 비해 2.2배로 길었다.
이런 특성을 고려할 때 재양성 확진자를 대상으로 호흡기 검체 외에 대변도 함께 검사해야 한다는 게 김우주 교수의 주장이다. 여기에 대변을 통한 교차감염을 막으려면 화장실 변기 소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우주 교수가 권고하는 소독법은 대변을 본 뒤 가정용 락스를 이용해 변기를 구석구석 닦는 것이다.
김우주 교수는 "확진자 검체 중 대변에 가장 오랫동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살아남았다"며 "재양성 사례가 늘어나는 만큼 완치자에 대한 대변 검체 역학조사를 함께 진행할 필요성이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완치자가 격리해제 후 2주일 동안 추가로 자가격리를 하도록 정부 지침을 바꿔야 한다"며 "특히 자가격리 기간에 집에서 공간을 분리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 외에 화장실 소독 문제도 신경을 더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