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윤미향 더 버텨줬으면"…오랜만에 미소 짓는 통합당

뉴스1

입력 2020.05.19 06:05

수정 2020.05.19 09:58

이종배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현관 앞에서 윤미향 당선인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5.18/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이종배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현관 앞에서 윤미향 당선인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5.18/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당선인 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0.5.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당선인 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0.5.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기부금을 사적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이 궁지에 몰렸다. 여론이 등 돌리면서 시민단체의 고발이 빗발치는 가운데 여권 내에선 '부당 공세'라는 시각과 탈출구를 모색해야 한다는 기류가 엇갈리고 있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는 18일 위안부 피해자 쉼터를 고가에 사들여 헐값에 매각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윤 당선인과 정의연 관계자 등 34명을 업무상배임, 기부금품법 위반, 보조금법 위반 및 사기죄 등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했다.

정의연을 상대로 한 시민단체의 고발 건은 이번에 8번째이다. 사준모는 앞서 지난 14일에도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기부금을 불법적으로 사용했는지 밝혀달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바 있다.
서울서부지검은 공정거래·경제범죄를 전담하는 형사4부(부장검사 최지석)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정의연은 2013년 9월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의 쉼터 부지와 건물을 7억5000만원에 매입한 뒤, 지난달 23일 초기 매입 금액보다 3억3000만원이 낮은 4억2000만원에 매각했다. 초기 매입 금액이 시세보다 지나치게 높아 매입 경위와 배경에 의문이 제기됐다.

또한 쉼터 거래를 주선한 인물이 윤 당선인의 남편 김삼석씨와 친분이 있는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나며 논란이 확대됐다. 윤 당선인의 부친이 해당 쉼터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쉼터 관리인으로 활동하며 월 50만~120만원씩 모두 7580만원을 수령한 사실도 밝혀진 상태다.

정의연은 부실회계 문제로 이미 한바탕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할머니들을 위해 모금한 돈의 일부만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지급한 반면, 주점에서 3000만원을 사용하는 등 불투명한 회계 문제가 불거졌다. 윤 당선인의 자녀 유학비 조달처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정의연은 불투명한 회계 문제와 관련해선 실무상 미숙한 부분이 있었다며 해명했다. 윤 당선인 자녀 유학비는 남편의 보상금으로 충당했다고 반박했다. 안성 쉼터 논란에 대해선 고가매입이 아니며, 부동산 시세에 따른 매입·매각을 진행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정의연과 윤 당선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싸늘하다. 자금사용처에 대한 소명이 불분명해 사적 유용 의혹을 벗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직접지원 금액은 일부에 불과한데 용처가 불분명했던 안성 쉼터를 고가에 매입하고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은 여론의 불신에 기름을 끼얹었다.

모처럼 만에 호재를 만난 야권은 기세등등하다.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은 "정대협과 정의연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도와준다며 후원금을 거두고 정부보조금도 받았지만 할머니들을 도운 금액은 쥐꼬리에 불과하다"며 엄정 수사를 촉구했다.

이어 안성 쉼터 의혹과 관련해선 "업계약서 작성 의혹 등 비싸게 산 의혹이 충분하다"면서 "윤 당선인의 남편은 정대협과 정의연 소식지 편집으로 제작비를 챙기고 아버지는 안성 쉼터 관리인으로 7580만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여론과 시민단체, 야권이 등돌리면서 초기 정의연을 감싸던 여권 내류에서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당내에선 '부당한 공세'로 규정해 윤 당선인을 감싸는 기류도 적지 않아 민주당 지도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워낙 여론이 좋지 않기 때문에 당에서 본인의 소명과 검찰 수사만을 기다리기에는 어려운 상태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서 당권 도전을 저울질 중인 이낙연 전 총리도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당과 깊이 있게 상의하고 있다"고 지도부의 결단을 압박하며 가세했다.

반면 국회부의장 도전을 선언한 같은당 김상희 의원은 "친일, 반인권, 반평화 세력의 부당한 공세에는 우리가 제대로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운동을 폄하하고 모욕하는 것에 대해서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개호 의원도 B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그 내용을 하나씩 살펴보면 또 나름대로 타당한 이유들이 있다"며 "그럼 점을 이해를 하면서 정의기억연대가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목표, 그 목표 달성을 위해서 얼마나 그동안 노력하고 또 최선을 다해왔는 이런 점도 함께 고려가 됐으면 좋겠다"고 정의연 옹호에 방점을 찍었다.

한편 여당 입장에서는 윤 당선인 사퇴로 당론을 정하더라도 최대한 잡음 없이 물러나게 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윤 당선인이 반발해 버티기에 돌입할 경우 여권 분열 및 야권 파상공세, 추가 민심 이반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미래통합당 한 관계자는 "총선 전에 불거졌으면 10~20석은 충분히 뒤집을 수 있었던 사안"이라며 "코로나19 정국에서 주도권을 상실하고 합당 논의도 지지부진해 돌파구가 안 보이는 답답한 상황에서 모처럼 주도권을 쥘 수 있게 됐다"고 반색했다.


그러면서 "여당이 윤 당선자를 감싸면 감쌀수록 야당 입장에서는 나쁠게 없다"며 "좀더 버텨줬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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