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중국의 항공모함 전단(戰團)이 같은 시기에 남중국해로 진입했다. 미 항공모함이 이곳에서 훈련을 전개하자 중국이 하루 만에 항공모함을 보낸 것인데 두 나라 항모 전단이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 동시 출격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13일 중국 현지언론 등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을 주축으로 하는 항모전단이 10일 남중국해로 들어왔다. 랴오닝함의 남중국해 진입은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루스벨트함이 전날 남중국해에서 훈련을 전개한 데 대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외신들은 남중국해에서 두 나라 항모 전단이 동시에 모습을 보이는 건 드문 일이라며 미 항공모함이 남중국해에 나타나자 중국도 급히 항공모함을 보내 맞대응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 해군은 지난 11일 홈페이지 등을 통해 유도미사일 구축함인 USS머스틴함 선상에서 2명의 지휘관이 멀지 않은 거리의 랴오닝함을 응시하고 있는 모습의 사진을 공개했다. 미 해군은 이 사진에 대해 4일 동중국해상에서 머스틴함의 함장과 부함장이 수천m 거리에 있는 랴오닝함을 지켜보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군이 이런 사진을 공개한 것은 자신들이 중국군의 움직임을 항상 지켜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만 군사전문가 뤼리스(呂禮詩)는 한 인터뷰에서 “중국 항공모함을 바라보는 미군 지휘관들의 여유로운 모습은 중국군이 미국에 즉각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했다. 미군이 랴오닝 항모 전단의 움직임을 완벽히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중국 측에 알리는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중국이 대만에 대해 더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중국이 힘으로 서태평양의 현 상황을 바꾸려 하는 것은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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