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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IT템] 미끄러지는 쇠구슬을 순간 포착… 전자피부가 진화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21 06:30

수정 2022.02.21 06:30

포항공대·UNIST, 전자피부 업그레이드
한쌍의 감각신경 말단으로 132㎠ 커버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신소재공학과 정운룡 교수팀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김성필 교수팀이 개발한 전자피부를 로봇팔에 부착해 순간적으로 미끄러지는 쇠구슬을 잡아냈다. POSTECH 제공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신소재공학과 정운룡 교수팀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김성필 교수팀이 개발한 전자피부를 로봇팔에 부착해 순간적으로 미끄러지는 쇠구슬을 잡아냈다. POSTECH 제공
[파이낸셜뉴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신소재공학과 정운룡 교수팀이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김성필 교수팀과 함께 사람의 피부처럼 동적인 외부 자극을 바로 느끼는 전자 피부를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한 전자피부를 로봇팔에 적용해 테스트한 결과, 집어 든 쇠구슬이 미끄러지는 것을 순간적으로 감지해 다시 잡아냈다.

21일 연구진에 따르면, 이 전자 피부는 각종 자극에 반응하는 감각신경 말단인 인공 수용체 한쌍만 사용해도 132㎠를 커버할 수 있다. 즉 기존 전자 피부와 비교해 전극 구성이 매우 단순해졌다.

정운룡 교수는 "향후 손상된 사람의 피부 감각을 전자 피부로 되살리고, 인간과 교감 능력이 있는 로봇에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은 손의 감각으로 물건을 잡고, 발의 감각으로 안정적으로 걷는다. 즉, 피부 감각이 외부 환경이나 자극을 우리 몸과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이 감각 기능이 떨어지면 물건을 잡거나 사용하기 어려워지고, 화상을 입을 정도의 열 등 위험한 자극으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인공피부나 인간처럼 움직이는 '휴머노이드' 로봇에 사용하기 위해 개발되는 전자 피부도 얼마나 외부 환경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느냐는 점이 중요한 과제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신소재공학과 정운룡 교수팀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김성필 교수팀이 사람 피부처럼 동적인 외부 자극을 바로 느끼는 전자 피부를 개발했다. POSTECH 제공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신소재공학과 정운룡 교수팀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김성필 교수팀이 사람 피부처럼 동적인 외부 자극을 바로 느끼는 전자 피부를 개발했다. POSTECH 제공
생체 신호 자체에는 위치 정보가 없어 동적인 외부 자극을 높은 해상도로 알아내기 어렵다. 연구진은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공 스파이크 신호들을 특성화했다. 즉 각 신호에 위치 정보를 포함시켰다. 스파이크 신호는 외부 자극이 있을 때, 수용체 내 이온의 분포 변화로 전압이 발생했다가 사라지는 전기 신호다.

연구진은 이 전자 피부에서 위치·동작 추적 등의 공간 정보, 속도·동적 접촉 영역 등의 시간 정보가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김성필 교수는 "스파이크 형태의 정보 코딩 원리를 이용해 새로운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게 되면 로봇 촉각 지능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고, 뉴로모픽 칩과 같은 차세대 반도체 기술에도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에 지난 16일 발표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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