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고 어린이날·어버이날이 몰려있는 '황금 연휴' 주간이 맞물리며 극장가에 모처럼 봄바람이 불고 있다. 이대로라면 코로나19 촉발 이후 처음으로 관객수 1000만명을 넘는 첫번째 달이 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11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KOBIS)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9일까지 9일 동안 누적 영화관 누적 관람객 수는 460만명을 돌파했다. 전달 관객수(312만명)를 훌쩍 넘는 수치다.
코로나19 직후 실내 활동이 제한돼 극장가는 2년간 지지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달에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 1월 관객수 572만명, 2월 328만명, 3월 280만명, 4월 312만명을 기록하며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소비 심리가 억눌린 이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로 야외활동에 나서면서 극장 관람객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황금연휴 주간인 이달 4일부터 8일까지 약 4일간 극장에서 영화 관람을 한 인원만 약 350만명이다. 특히 5월5일 어린이날 당일 일 관람객 수는 131만명을 돌파했다. 일 영화관 관람객 수가 100만명을 넘어선 것은 2020년 1월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이는 코로나19 직전 해인 2019년 5월과 비교해도 괄목할 만한 수치다. 2019년 5월 가장 많은 인파가 극장으로 몰린 날 역시 어린이날인 5월5일이며 이날 관객수는 121만명에 그쳤다.
극장가에 모처럼 볕이 드는 이유로는 대작 개봉도 빼놓을 수 없다. 앞서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직후 4월 말(23일~24일) 주말만 하더라도 대작 개봉 부재로 오히려 관람객 수가 전주 대비 줄어드는 현상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마블 영화인 닥터스트레인지2가 지난 4일 개봉해 동원한 관객수는 367만명에 달한다. 또 국내 영화인 '범죄도시2' 등 또 다른 대작 개봉을 앞두고 있어 앞으로도 극장가는 상승가도를 달릴 것으로 보인다.
취식 제한 해제도 극장가 분위기 반전에 한몫했다. 정부가 지난달 25일 극장 취식 제한을 완전히 해제하면서 팝콘·콜라를 상영관 내에서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로써 극장가에서는 영화티켓 외 추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영화관 운영 시간 정상화도 극장가 장기 매출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 상영시간이 제한돼 있던 영화관은 거리두기 전과 마찬가지로 새벽까지 심야 영화를 상영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한편 영화 관람수가 단시간 내 폭발적으로 늘자 일부에선 극장 인력 정상화를 호소하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한 익명 커뮤니티에는 "영화관에 기본 인력이 없다. 사회가 정상화됐으면 인력도 정상화해야한다"는 취지의 게시글이 올라와 이목을 끌었다.
CGV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의 효과로 고객들이 늘면서 코로나19 이후 월 관객수 1000만명이 넘는 첫번째 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달 중순 개봉하는 대작 범죄도시2의 평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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