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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강수연 유작 연상호 감독 ”그녀의 연기는 현재진행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11 11:46

수정 2022.05.11 15:13

넷플릭스 영화 '정이' 연출
사진제공=故강수연배우장례위원회 © 뉴스1 /사진=뉴스1
사진제공=故강수연배우장례위원회 © 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강수연 배우의 영결식이 11일 오전 10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영결식장에서 거행됐다. ‘별보다 아름다운 별, 안녕히’라는 플랜카드가 걸린 영결식장에는 그녀의 사진과 대표작의 스틸사진 등이 흘러나왔다.

배우 유지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영결식에는 임권택 감독을 비롯해 김동호 장례위원장과 배우 설경구, 문소리 그리고 연상호 감독이 추도사를 했다. 연 감독은 강수연의 복귀작이자 유작이 된 넷플릭스 영화 '정이'를 작업 중이다.

연감독은 이날 2011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강수연 배우가 자신을 도와준 일화로 마지막 추도사의 시작을 열었다.


그는 “개인적인 기억 하나를 말하겠다”며 “단편을 연출하던 시절, 부산영화제는 유명한 감독, 배우를 길가다 만날 수 있는 큰 무대였다”며 “당시 만났던 가장 현실감 없는 상대가 바로 강수연 배우였다”고 돌이켰다.

2011년 독립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으로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 넷팩상을 수상한 그는 “시상식 후 프로듀서와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한 외국 영화인이 말을 걸어왔고 영어를 못하는 우리를 우연히 본 강수연 선배가 다가와, 알고보니 칸영화제 관계자였던 그의 말을 통역해줬다”고 회상했다.

“당시 그 사람의 말은 기억이 나지 않고 하나의 의문만 남아있었다. 어째서 우리나라 최고의 배우이자 스타가, 젊은 독립 애니메이션 감독을 위해 통역을 자처했나.”

그는 고인을 “한국영화 그 자체”라고 표현했다. 한국영화가 전 세계에 알려지면 자기 일처럼 기뻐했는데 그것은 그녀가 “한국영화 자체였기 때문”이라고 봤다.

‘정이’를 캐스팅했을 당시 자신의 소감도 전했다. 그는 “든든한 백이 생긴 기분이었다”며 “그때만 해도 강수연이라는 거대한 배우와 이렇게 각별한 사이가 될 줄 몰랐다”고 했다. ‘정이’ 후반작업 중인 그는 “다시 작업실로 돌아가 강수연 선배의 얼굴을 봐야한다”며 “그의 연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울먹이며 “저는 이제 선배님의 마지막 영화를 같이 하고, 선배님을 사랑한 사람들에게 영화를 선보이기 위해, 제가 마지막 순간까지 선배님의 든든한 백이 되겠다”는 말로 추도사를 마무리했다.

한편 지난 5일 뇌출혈로 쓰러졌던 배우 강수연은 7일 끝내 세상을 떠났다. 향년 55세.

아역배우 출신인 강수연은 영화 '고래사냥 2'(1985년),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1987년) 등에 출연하며 1980년대 청춘스타로 떠올랐다. 1987년엔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한국영화 최초의 월드스타가 됐다. 또 삭발하며 연기혼을 보여준 '아제아제 바라아제'(1989년)로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도 최우수여자배우상을 수상했다.

이후 영화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1989년), '경마장 가는 길'(1991년), '그대 안의 블루'(1992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1995년), '처녀들의 저녁식사'(1998년) 등 숱한 화제작을 내놓으며 대종상영화제, 백상예술대상, 청룡영화상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지난 2001년 TV 드라마 '여인천하' 이후 활동이 뜸했던 강수연은 최근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신작 '정이'(가제)에 출연하며 스크린 복귀를 알렸지만 안타깝게 타계했다.


고인의 장례식은 영화인장으로 치러졌다. 장례위원장은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이 맡았다.
또 김지미, 박정자, 박중훈, 손숙, 신영균, 안성기, 이우석, 임권택, 정지영 등이 장례고문으로 함께했다.

故 강수연 / .사진제공=강수연 배우 장례위원회 © 뉴스1 /사진=뉴스1
故 강수연 / .사진제공=강수연 배우 장례위원회 © 뉴스1 /사진=뉴스1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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