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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잔해진 빅테크.. '복지천국' 구글마저 공짜 스시·마사지 없앴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11 06:00

수정 2022.09.11 06:00

거대 IT기업들, 경기둔화 대비 대규모 감원
지난 5월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튼뷰의 구글 캠퍼스에서 한 직원이 일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뉴스1
지난 5월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튼뷰의 구글 캠퍼스에서 한 직원이 일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뉴스1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진행되는 동안 몸집이 커졌던 미국의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줄이기에 돌입하고 있다. 잘 나가던 거대 IT 기업들도 미국 경제의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 또 주요 수입원 중 하나인 광고 감소라는 현실에 맞추고 있다.

이들 기업은 팬데믹 특수에 힘입어 최근 수년간 채용을 크게 늘리면서 지나치게 확장했다는 것을 인식하고 감원을 하거나 채용 속도를 늦추고 직원들에게 제공하던 각종 특전 혜택을 줄이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혜택이 대폭 줄면서 IT 기업의 사내 문화도 달라지고 있다.

실적둔화, 주가하락에.. IT기업들 인원감축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전자상거래 수요 증가로 붐을 누리던 아마존닷컴은 지난 1~2·4분기 순익이 연속 감소했으며 1·4분기 매출 증가율은 7.3%로 지난 20년 중 가장 저조했다.
올해 들어 아마존의 주가는 20% 이상 떨어졌다.

아마존은 코로나19 팬데믹 시작 이후 고용을 크게 늘렸으나 앤디 재시 CEO는 7일(이하 현지시간) “고용은 계속하겠지만 이전 같은 속도로 하는 것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시 CEO는 전자상거래와 클라우드 컴퓨팅 외 헬스케어를 성장의 기회로 보고 39억달러(약 5조3900억원)에 원라이프 헬스케어 인수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2·4분기에만 100만명 가까이 시청을 중단하는 등 구독자 감소로 고전하고 있는 넷플릭스는 올해 400명 이상을 감원했다.

넷플릭스는 클라우드 컴퓨팅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제휴하던 아마존웹서비스와 조율 중이며 저장하고 있는 데이터와 콘텐츠를 줄이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또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가토스와 로스앤젤레스의 사무실 일부를 임대 시장에 내놓고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사무실을 폐쇄하면서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역시 직원을 빠른 속도로 채용했던 구글은 미국의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다른 IT 기업들처럼 비용 절감에 나섰다.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일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적은 재원으로” 경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회사의 효율성을 20% 높이고 싶다”라고 언급해 감원을 시사했다. 피차이는 구글의 직원 수가 급증하면서 회사가 “느려졌다”라는 표현을 썼다.

구글은 매출이 증가 하고는 있으나 지난 2·4분기(4~6월) 실적에서 두 개 분기 연속 매출과 순익 모두 기대치에 못미쳤다.

피차이 CEO는 회사의 일부 조직을 단순화시켜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이고 싶다며 유튜브 뮤직과 구글 플레이 뮤직을 통합하는 것을 예로 들었다.

구글도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 유출된 내부 e메일에 따르면 구글은 중대한 목적이 아닌 출장을 앞으로 제한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으며 직원들에게 제공해온 특전을 줄이기 시작했다.

달라진 사내문화.. 메타도 직원혜택 줄여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구글은 사내에 맥주를 비롯한 주류, 불고기와 스시, 숙성된 육류 등 고급 식사가 무료로 제공됐다. 또 마사지사로부터 안마를 받으며 피로를 풀고 사내 헬스클럽에서 운동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서비스에 직원들은 집보다도 더 좋은 시설을 갖춘 회사에 오래 머무르기도 했다.

대형 IT 기업들이 제공해온 많은 혜택으로 인해 근무하는 직원들은 '선택받은 자'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재택 근무가 도입되면서 중단됐고 직장 출근이 재개됐지만 사내 문화는 크게 바뀌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모기업 메타는 지난 3월 제공하던 무료 세탁 서비스를 중단해 직원들의 불만을 샀다.

또 저녁 식사 제공 시작 시간을 마지막 통근 버스가 출발하는 6시로 조정하면서 직원들은 더 이상 포장된 식사를 챙겨 귀가를 할 수 없게 됐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지난 6월 직원들과의 화상 질의응답 시간에서 혜택을 다시 늘려달라는 요구에 화를 냈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대형 IT 기업들 직원들이 받는 혜택이 줄면서 사기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메타의 한 내부자는 "혜택 축소는 앞으로 직원들의 이직을 유발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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