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주민 7명이 목숨을 잃은 경북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 사건과 관련, 당시 가족들의 119신고 전화 녹취록이 공개돼 더욱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JTBC는 8일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소방청을 통해 입수한 신고 녹취록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6일 오전 7시41분 최초 신고가 이뤄졌다.
당시 주차장은 이미 물이 들어찬 상태였다. 신고자는 "남편이 차를 뺀다고 나갔는데 못 나오고 있는 것 같다"며 "나간 이후부터 전화 한 통도 연결이 안 되고 문자고 뭐고 하나도 확인 안 한다"고 말했다.
119 대원이 "지하 주차장에 내려가 확인할 수 있냐"고 묻자, 신고자는 "지하 내려가는 입구가 물로 막혔다. (남편이) 나간 지 1시간이 넘었다. 어떻게 좀 해주세요, 제발"이라고 호소했다.
이후 다른 주민의 신고 전화도 빗발치지 시작했다. 녹취록에는 주차장으로 내려간 가족을 찾아달라는 애타는 목소리가 담겨 있었다.
오전 8시 5분에는 또 다른 신고자가 "가족이 차를 빼러 갔는데 (주차장에서) 올라오지 않는다"고 구조를 요청했다.
오전 9시 11분엔 사고 발생 지역인 포항과 250㎞ 떨어진 독도에서 독도경비대원으로 근무하는 형이 동생과 연락이 안 된다고 신고했다.
동생은 주차장에 물이 차오르는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전화를 걸었고, 이 전화를 받은 형은 다급하게 "동생과 연락이 안 된다"며 신고했다. 해병대를 갓 전역한 동생은 형이 선물한 차를 옮기려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자들의 구조 요청에 "출동 건수가 많아 시간이 걸린다"는 답이 돌아오기도 했다. 이후 11시3분에는 "(주차장에) 진입할 수 없어서 배수 장치 차량 좀 배차 부탁드린다"는 소방관의 전화가 걸려오기도 했다.
결국 차가 침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간 주민 9명이 실종됐다. 119 대원들이 구조에 나섰지만, 이중 주민 7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다가 끝내 숨졌다.
지하 배관을 붙잡고 버티고 있던 나머지 주민 2명은 생존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