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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경제 이미 전면 침체, 통계 감추고 돈 풀어도 소용 없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16 15:56

수정 2023.08.16 16:15

주요 투자은행, 올해 中 경제 성장 전망 일제 하향
中, 이달 청년 실업률 감추며 성적 부진 가렸지만 불안만 키워
부동산 시장 흔들리면서 중국발 금융위기 가능성
일회성 정책 대신 소비 늘릴 근본적인 대책 나와야
15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촬영된 시내 공사 현장.EPA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촬영된 시내 공사 현장.EPA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중국 정부가 역대 최악으로 추정되는 실업률 통계를 갑작스레 감추면서 중국의 경기침체가 현실로 나타났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국제 투자자들은 올해 중국 경제의 성장률을 하향했으며 중국이 지금처럼 숫자를 감추고 돈을 풀어봤자 불신만 키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통계 감춘 中, 시장 불안만 키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이하 현지시간) 중국이 경제 통계를 감추면서 시장의 투명성과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침체를 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소매판매 등 각종 경제 지표를 공개하면서 16~24세 청년 실업률을 공재하지 않았다. 국가통계국의 푸링후이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올해 8월부터 청년실업률 공개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된 이유는 경제·사회 발전으로 노동 통계를 좀 더 최적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졸업 전에 구직에 나선 학생들을 노동 통계에 포함해야 하느냐에 대한 연구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6월 청년 실업률은 21.3%로 올해 들어 계속 올랐다.

WSJ는 미국이나 다른 국가의 경우 취업 준비를 하는 학생 역시 실업자로 보는데 중국은 이들을 실업자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번 비공개 조치가 부끄러운 숫자를 감추려는 중국 당국의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판단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해 10월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결정을 앞두고 3·4분기 국내총생생산(GDP) 증가율 및 수출입 통계, 9월 산업생산 및 소매판매 등 주요 경제 지표를 발표하지 않았다. 외신들은 당시에도 당국이 시진핑의 정권 연장 행사를 앞두고 부진한 경제 성적을 감추려 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떼제네랄은 15일 투자자 보고서에서 청년 실업률을 보지 않더라도 "중국 경제가 전면적인 경기 침체 속 물가하락(디플레이션)에 빠졌다는 것은 명백하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0.3%, 4.4% 감소했다.

중국 투자은행 챈슨앤컴퍼니의 선 멍 이사는 "당국의 청년 실업률 발표 여부는 이미 시장의 전망을 바꿀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료 발표를 늦추는 것은 경제 상태에 대한 시장의 걱정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미국 자산관리업체 TCW의 데이비드 뢰빙거 신흥시장 상무는 중국 경제에 대한 투명성이 나빠질수록 중국 관련 투자에서 "또 다른 위험이 추가된다"고 경고했다. 푸링후이는 15일 발표에 중국이 디플레이션을 겪지 않고 있으며 미래에도 위험한 수준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성장률 전망 일제 하향...부동산 위기 임박
그러나 주요 기관 투자자들은 중국의 침체를 이미 사실로 보고 있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15일 전망에서 올해 중국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4.9%에서 4.5%로 하향했다. 미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 역시 같은날 중국의 GDP 전망치를 5%에서 4.8%로 낮췄다. 일본 금융기업 미즈호파이낸셜그룹 역시 중국 GDP 성장률 전망치를 5.5%에서 5%로 낮춰 잡았다. 중국 정부는 올해 연간 5% 안팎의 GDP 성장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성장률을 하향한 투자은행들은 중국의 부동산 시장 약세, 소비 약화, 수출 감소 등을 지적하며 이에 대처하는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효과를 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중국 GDP의 25%를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이 끝없이 추락하면서 중국발 경제 위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에서 가장 큰 민영 부동산 업체인 비구이위안은 지난 7일 만기 달러 채권 2건의 이자를 갚지 못했다. 30일의 유예기간에도 갚지 못하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진다. 비구이위안은 지난 10일 발표에서 올해 상반기 순손실이 450억∼550억위안(약 8조2000억∼10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중국 부동산 신탁업체 중룽국제신탁 역시 이달 3500억위안(약 64조원) 규모의 만기 상환금을 고객에게 주지 못했다고 알려졌다. 중국 국영 부동산업체 위안양그룹도 14일 공시를 통해 전날까지 2024년 만기인 달러채의 이자 2094만달러(약 280억원)를 지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14일 오전 9시부터 채권 거래를 중단한다고 알렸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올해 중국 본토 상장 A주 주식 가운데 66개 상장사가 상반기 실적을 전망했으며 약 60%가 적자를 예고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부동산 시장 불안이 점차 확산되자 15일에 정책금리인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를 2개월 만에 기존 2.65%에서 2.50%로 0.15%p 인하했다. 일본 노무라 증권 홍콩 지점의 팅루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시장에 돈을 푼다고 해도 경기 침체를 막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도시 주택 구입 기준 완화, 소비 촉진을 위한 현금 지원금 제공 등 보다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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