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허가받은 반려견 번식장에서 임신한 어미 개의 배를 갈라 새끼만 꺼내거나, 죽은 개들의 사체를 냉동하는 등 잔혹한 학대 행위가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사단법인 동물구조단체 위액트(we.a.c.t)는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의 한 반려견 번식장에서 심각한 동물 학대가 이뤄지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지난 1일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과 함께 현장을 급습해 1410마리를 구조했다고 2일 밝혔다.
이 번식장은 허가 조건보다 1000마리나 많은 개를 좁고 열악한 공간에서 사육하고 있었다.
현장에선 배가 절개된 어미 개뿐만 아니라 신문지에 싸인 사체가 100구 가까이 냉동고에서 발견됐다. 또 피부 질환을 앓아 털이 다 빠지는 등 건강 상태가 열악한 개들이 발견됐다.
그런가 하면 해당 번식장은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개를 근육이완제로 살해해 냉동실에 보관하고 번식장 뒷산에서 사체를 불법 소각해 매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보자에 따르면 임신한 개가 영양실조로 쓰러지자 문구용 커터칼로 배를 갈라서 새끼를 강제로 꺼내 판매했다.
경기도는 구조된 개들을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인 여주 반려마루와 화성 도우미견나눔센터 등에 분산해 보호하기로 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어제 화성시의 한 번식장에서 1500여 마리의 개가 구조됐다. 정말 끔찍한 동물 학대가 이뤄진 현장이었다”며 “경기도는 즉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했다. 특별사법경찰단이 현장에 즉각 출동했고, 축산동물복지국이 현장에서 개들을 보호했다”고 밝혔다.
이어 “끔찍한 현장에서 구조된 개들을 지금 ‘반려마루 여주’로 이송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동물복지 수준을 이제 한 단계 더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특사경은 해당 사업장에 대해 영업정지 등 강력한 행정 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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