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각본 강풀/연출 박인제)가 한국형 히어로 시리즈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강풀 작가의 동명 원작 웹툰을 완벽하게 영상화하면서 많은 이들의 화제를 모은 '무빙'에 이어 과연 강풀의 '히어로 시리즈'가 디즈니+의 새로운 프랜차이즈 시리즈로 거듭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무빙'의 공개 이전, 방송계의 반응은 엇갈렸다. 무려 500억원 이상의 제작비가 공개된 대작이다 보니 남다른 스케일에 대한 기대도 있었지만, 그간 한국형 히어로 영화나 드라마들이 좋은 성적을 얻지 못했기에 이번에도 결국에는 실패를 맛 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특히 디즈니+의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들이 그간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기에 '무빙'의 성공 여부에는 큰 기대감보다는 성공 가능성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더 많았다.
하지만 지난달 9일, 총 20회 중 1회부터 7회가 동시에 공개되고 나서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높은 CG 퀄리티와 시상식을 방불케 하는 배우들이 펼치는 호연, 매회마다 캐릭터 서사에 집중하게 만드는 전개까지 수많은 호평이 쏟아졌다. 특히 '히어로 액션'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캐릭터의 내면'에 집중하는 한국적인 색채까지 더해지면서 '무빙'은 '한국형 히어로 시리즈'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1회부터 7회가 공개된 후에는 매주 2회차씩 공개됐고, 지난 20일 마지막 3회가 모두 시청자들을 만났다. 용두사미가 될 것을 우려했던 목소리도 사라질 정도로 '용두용미'의 마무리를 지었다는 호평들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등장했다. 특히 시즌2를 암시하는 떡밥들이 마지막회 구석구석에 포함되면서 과연 '무빙'의 시즌2가 등장할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실제로 '무빙'은 원작 웹툰에서도 방대한 세계관을 가진 작품이었다. 강풀 작가는 '무빙' 이전 시간을 제어하는 능력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타이밍'을, 또 '무빙' 이후에는 두 작품의 세계관을 연결하는 '브릿지'로 웹툰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바 있다. '브릿지'에서는 '무빙'의 주인공들이 '타이밍'의 주인공들과 함께 히어로로서 활약을 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무빙'의 시즌2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지는 이유 또한 '타이밍'과 '브릿지'에 등장하는 인물이 '무빙' 속에서도 등장하기 때문이다. 바로 시간을 멈추는 능력을 가진 김영탁이 그 주인공이다. 김영탁은 '무빙'에서 잠깐 최일환(김희원 분)을 거쳐간 잠재 능력자로, 손만 잠깐 등장한다. 이에 원작 팬들 사이에서는 드라마에서 강풀 작가가 '타이밍'과 '브릿지' 제작에 대한 소위 '떡밥'을 남긴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서 '무빙'의 마지막회에서 안기부 팀장 마상구(박병은 분)이 민 차장(문성근 분)의 후임으로 오게 되고, 초반에 사망한 줄로만 알았던 프랭크(류승범 분)이 다시 등장하는 쿠키 영상이 담기면서 팬들 사이에서는 '무빙'이 디즈니+의 프랜차이즈 시리즈가 될 수 있을까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디즈니+ 내부에서도 '무빙'의 새로운 시즌 제작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난 22일 진행된 2023 디즈니+ 오픈하우스에서 김소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대표는 '무빙'에 대해 "디즈니+ 론칭 이후 모든 콘텐츠 중 가장 성공적인 작품이고, 비즈니스 면으로 봤을 때 우리한테 중요한 전환점이 된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강풀 작품의 세계관이 넓고 포텐셜이 커서 그런 부분은 초반부터 검토했다"라며 "'무빙'이 성공할 줄 알아서 열어놓고 논의 중이었다, 구체적으로 논의를 해야겠지만 시즌2는 너무나 무조건 하고 싶다, 강풀 작가가 쉬고 오면 이야기를 시작해야겠지만 의지는 확고하다"라고 말해 기대를 높였다.
결국 모든 것은 원작 웹툰과 드라마의 극본을 모두 직접 쓴 강풀 작가에게 달려있다는 것. 하지만 강풀 작가 역시 시즌2 가능성에 대해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여지를 남겨둔 부분이 있다고 언급한 상황이기에 순조롭게 '무빙'의 세계관이 확장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그간 '마블' 시리즈를 통해 글로벌 시청자들을 공략했던 디즈니+가 이제는 새로운 한국의 히어로 시리즈를 만나게 된 상황. 과연 '무빙'이 디즈니+의 한국 시장 공략에 안성맞춤인 프랜차이즈 시리즈로 성장할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이미 시청자들의 마음이 '무빙'에 제대로 쏠려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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