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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왔다 도둑질하고 감쪽같이 사라진 외국인…재판은 어떻게?

뉴스1

입력 2023.11.19 08:01

수정 2023.11.19 09:27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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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관광하러 한국에 왔다가 옷과 신발을 훔친 베트남인 남매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현재 이들의 행방은 묘연하다. 재판 역시 피고인 불출석 상태로 진행됐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 김동진 판사는 특수절도 및 특수절도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베트남 국적 A씨(42·여)와 B씨(35·남)에게 지난 8일 징역 6개월형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 2018년 2월3일 오후 9시쯤 서울 영등포구 한 복합쇼핑몰 의류 매장에서 구두와 옷 등을 몰래 훔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미리 준비해 온 비닐봉지 안에 의류를 골라 담고 B씨는 이를 건네받아 원래 들고 있던 짐으로 가장해 매장을 빠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도난 경보기를 우회하기 위해 A씨는 의류 제품을 양손에 하나씩 들고 경보기 근처에 접근해 B씨가 몰래 나갈 수 있도록 도왔다.

같은 달 7일 오후 5시쯤에도 동일한 매장에서 비슷한 수법으로 66만8000원 상당 의류 제품 12점을 훔치려다 매장 직원에게 발각돼 미수에 그쳤다.

문제는 수사 당국이 이들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재판은 피고인 없이 진행됐으며 3차례 연기를 거쳐 2번 만에 선고가 이뤄졌다.

형사소송법 제63조에 따르면 피고인의 주거, 사무소와 현재지를 알 수 없을 때 공시송달을 거쳐 재판 절차가 진행된다. 재판을 진행할 때는 당사자에게 관련 서류 전달이 이뤄져야 한다. 송달할 장소를 알 수 없을 때 관련 서류를 법원 게시판 등에 부착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송달이 이뤄진 것으로 여기는 공시송달 절차가 진행된다.

이처럼 이들 남매가 소재 불명 상태에서 재판이 진행돼 형이 더욱 가중된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현재 소재 불명 상태로서 공시송달 절차로 재판이 진행되는 등 개전의 정이 희박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에 대해서는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렇다면 실제 형 집행은 어떻게 이뤄질까. 전문가들은 출국 정지나 지명수배 절차를 거쳐 소재불명자에 대한 형 집행 절차가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법무법인 정향 변호사는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은) 궐석재판으로 진행하면 피고인에게 불리한 판결이 내려지고, 보통은 강제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 현직 판사는 "지명수배를 내려 어떻게든 피고인을 잡아 형을 집행하게 돼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외국인 소재불명자가 귀국하거나 한국 밖으로 빠져나갔을 때다.
이 변호사는 "피고인이 이미 어떤 식으로든 외국으로 나가버렸다면 형 집행은 실질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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