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자전거 라이딩이 취미인 직장인 장모씨(30)은 횡단보도를 지날 때마다 그냥 자전거를 탄 채로 아무렇지 않게 건너는 사람들 때문에 화가 난다고 한다. 보행자들이 안전을 위협 받고, 건전하게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까지 '자라니'(자전거를 고라니에 빗대는 말)로 불리게 만드는 주 원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장씨는 "횡단보도에 자전거 횡단도로가 많이 설치돼있다면 안전사고 우려와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며 "건전한 자전거 문화가 정착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자전거 이용객 급증에 횡단보도 안전사고 우려
1340만명. 한달에 1번 꼴로 자전거를 이용하는 인구의 추정치다. 특히 자전거는 우리 삶에 밀접하게 연결돼 관련 인구도 늘고 있지만 아직 관련 인프라 확충은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횡단보도 설치시 자전거용 횡단보도도 함께 만들어서 자전거 이용객과 일반 시민들을 안전사고로부터 보호하자는 여론이 비등해지고 있다.
18일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자전거 인구는 이제 4명 중 1명으로 증가했다. 매일 자전거를 타는 인구도 330만명으로, 10명 중 1명꼴이다. 자전거 인구가 늘어난 만큼 자전거 관련 사고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자전거 교통사고는 지난해 1만2000건이 넘었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에서 자전거와 관련된 사망자 비중은 2010년 5.4%에서 2022년 6.9%로 늘어났다.
자전거를 타는 인구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자전거 관련 인프라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위험한 모습은 '횡단보도'에서 자주 연출되고 있다. 현행법상 자전거는 횡단보도에서 내려서 끌고 걸어가야 한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와 자전거가 엉켜 안전사고의 위협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실제 자전거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은 이같은 사실을 모르거나 알면서도 그대로 자전거를 타는 경우가 많다.
자전거 전용 횡단도로 설치로 도보와 분리해야
하지만 자전거 전용 횡단로가 있을 경우 횡단로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 다만 아직 자전거 횡단로가 설치되지 않은 곳이 많아 자전거 이용자들은 횡단보도를 이용할 수 밖에 없고, 따라서 횡단보도를 이용하는 보행객과 자전거 이용자가 안전을 위협받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자전거 횡단로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발의돼 향후 처리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 이같은 내용의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자전거 횡단로는 횡단보도 옆 별도의 점선으로 자전거 횡단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것으로 위험한 상황을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조준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자전거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 자전거 도로 등 관련 인프라의 연속성과 연결성 측면에서 자전거 횡단로 역시 확대될 필요가 있다"며 "보행자와 자전거를 확연하게 분리해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