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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이통사 등장하면…"이통3사 알뜰폰 자회사만 유리"

김준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03 18:12

수정 2024.01.03 18:12

신규 사업자, 가입자 확보 노리고
알뜰폰 주력 저가 요금 시장 공략
기존 이통3사 자회사 내세워 방어
신규 이동통신사의 시장 진입이 기존 이통사의 알뜰폰 점유율을 확대하고, 독립 알뜰폰(MVNO)의 점유율은 둔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이통3사에서 이통4사 체제로 전환된 사례를 분석한 결과, 신규 이통사(MNO)의 진입이 기존 이통사의 알뜰폰 자회사 점유율을 높인 반면, 독립 알뜰폰 회사들의 점유율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제4 이통 사업자 선정과 알뜰폰 활성화를 동시에 추진 중인 정부가 이같은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3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최근 '해외 이동통신시장 구조 변화와 MVNO'를 주제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2년~2020년 OECD 국가 중 이통3사에서 이통4사 체제로 전환된 5건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그 이유는 △신규 사업자의 저가 요금 위주 경쟁 △신규 사업자 진입에 대비한 기존 이통사의 알뜰폰 자회사 경쟁 심화 등으로 요약된다.
신규 사업자가 시장 진입 시 가입자 기반 확보를 위해 저가 요금제로 경쟁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저가 요금 시장은 현재 알뜰폰 업계가 주력하고 있는 시장으로, 제4이통의 저가요금 경쟁이 알뜰폰 점유율을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이통3사 체제보다 이통4사 체제에서 이 같은 경향이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통4사 체제에선 기존 이통3사가 제4이통 진입 등에 대응하기 위해 알뜰폰 자회사 출시로 가입자 방어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에선 이미 SK텔레콤(SK텔링크), KT(KT스카이라이프, KT엠모바일), LG유플러스(LG헬로비전, 미디어로그)가 자회사 형태로 알뜰폰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가계통신비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5세대(5G) 이동통신 28㎓ 주파수를 중심으로 한 신규 사업자 진입과 알뜰폰 활성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신규 사업자에 대해선 제4이통 기회를 조건부로 건 만큼 정책적 의지가 어느 때보다 높다. 제4이통 진입 시에도 정부가 이통사 알뜰폰 자회사 규제 등에 어떻게 접근할지가 향후 알뜰폰 시장 향방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통3사 자회사의 알뜰폰 점유율을 50%로 제한하고 있다. 관건은 알뜰폰 가입자 수 집계 기준에 자동차회선 등 사물인터넷(IoT) 회선을 포함할 것인지 아니면 휴대전화 회선만을 기준으로 집계할 것인지에 대한 여부다. IoT 회선을 포함한 이통3사 자회사 점유율은 30%대인 반면, 휴대폰 회선 기준으로는 50%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소관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관련 규제 방향을 정하기 위해 사업자 의견을 수렴하는 등 검토에 착수했다.


휴대폰 회선을 기준으로 집계한다면 제4이통 진입 시에도 이통3사의 점유율 확대는 IoT 회선 포함 기준 대비 제한되게 된다.

이외에도 알뜰폰 업계는 현재 접속의무(도매대개 제공 의무) 상설화 안착, 금융권과의 경쟁 등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만큼 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민희 KISDI 연구위원은 "(도매제공의무 일몰 후) 아직 시장에서 이통사·알뜰폰 간 분쟁이 관찰되지는 않았으나 향후 사업자 간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며 "주요국의 알뜰폰 접속 의무 부과 및 해제와 관련한 사례 등을 참고해 충분한 사전 검토 후 관련한 정책적 결정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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