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욕을 너무 많이 먹은 윤은성 역할, 정말 장수하겠구나 싶었어요."
배우 박성훈은 지난 4월 2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BH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뉴스1과 만나 드라마 '눈물의 여왕'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눈물의 여왕'은 퀸즈 그룹 재벌 3세, 백화점의 여왕 홍해인(김지원 분). 용두리 이장 아들, 슈퍼마켓 왕자 백현우(김수현 분). 3년 차 부부의 아찔한 위기와 기적처럼 다시 시작되는 사랑 이야기로, 박성훈은 사사건건 두 사람의 사랑에 위협이 되는 윤은성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홍해인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사랑과 무자비한 '퀸즈 탈취' 악행을 펼친 그는 윤은성의 악독한 면면을 서늘한 표정과 말투로 표현했다. 끝까지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분노 유발' 연기로 몰입도를 높였고 '눈물의 여왕'이 마침내 24.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의 기록적인 시청률을 쓰는 데 한몫했다.
박성훈은 윤은성을 연기하며 수없이 많은 '욕'을 먹었음에도, 드라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더 글로리' 전재준에 이어 악인을 연기한 그는 앞으로 선역,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활약하고 싶다고도 했다.
-연이은 악역을 맡는 것이 고민되지 않았나.
▶딱 이번 작품까지만 하고 당분간은 안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전재준 때는 욕을 많이 먹었다기보다 캐릭터에 재미있는 웃음 코드가 많이 들어있어서 봐주시는 분들이 있었는데 은성이는 진지하고 이 커플의 절절한 사랑을 방해하다 보니까 정말 욕을 많이 먹었다. 장수하겠다 싶었다. DM(쪽지)을 확인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수많은 육두문자 '마주치면 죽는다' '해인이 앞에서 꺼져라' 등 (웃음) 전혀 불쾌하지 않고 우리 드라마 많이 사랑해 주시니까 이런 피드백을 주시는 게 아닐까 싶다. 재미있게 보는 중이다. 주변에서도 '꼴 보기 싫다' '너만 보면 짜증 난다' 연락을 많이 줬다. (웃음) 종방연에서 다 같이 보는데도 제가 나오면 탄식이 나왔다. 현우(김수현)도 '나쁜 놈!' 외치더라. (웃음)
-은성의 결말은 어떤가.
▶마지막 장면은 복잡한 감정 많은 레이어가 있는 신이다. 은성이는 유년 시절부터 제대로 된 사랑을 줘보지 못하고 성장했고, 평생 해인이만 봐서 연애 경험도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해인이 마음도 얻지 못하고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 게 은성을 연기한 입장으로 애처롭고 안쓰러운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시청자들에게 전달됐으면 했다. 전체적으로 끝맺음을 하는 데 있어서 윤은성의 죽음이 필요했다고 생각했다. 교도소에 가서 죗값을 치르면 또 해인이에게 집착할 거라고 생각했다. 아름답게 보내주기 위해서는 은성의 죽음이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마지막 신 은성의 마음을 어떻게 이해했나.
▶은성이는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고 인생의 끝 절벽에 있는 상황이다. 홍해인을 데려간다는 대사가 이승에 있으면 현우와 있을 테니 같이 죽자는 이야기 아닌가 싶다. 이런 뒤틀린 사랑이 있을 수 있겠구나, 너무 미친 듯이 사랑하면 이렇게 전혀 일반적이지 않은 모습이 되는 건가, '여러분 이러시면 안 됩니다'라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신인가 싶기도 했다.
-은성이 퀸즈그룹을 공략하다 해인의 투병을 알게 되고 갑작스럽게 연심을 드러내는데.
▶초반에 해인에게 천천히 스며드려고 가진 마음을 쉽게 드러내지 않고 점점 더 드러내려고 한 건데, 해인이가 죽을 수도 있다고 하니까 저돌적인 모습으로 태도가 바뀌지 않았을까 싶다. 원래는 퀸스를 다 점령하고 나서 순서를 생각했을 텐데 해인이 마음을 사는 게 1번으로 전환된 걸로 생각했다.
-극에서 혼자 떨어져 있는 인물인데 외롭지는 않았나.
▶또래 배우들끼리 단체채팅방이 있는데 다른 분들은 꽁냥꽁냥 에피소드 이야기도 나누고 연기를 위해 연락도 하고 현장에서 호흡도 주고받지 않나. 나는 덜렁 혼자인 것 같아서 외롭기도 했다. 그들은 퀸스라는 가족도 있고 용두리도 있는데 은성이는 엄마뿐이다. 그 엄마와도 사이가 안 좋으니까, 외로웠다.
-결핍을 이해해야 했다. 고민되는 지점은 무엇이었나. 본인과 다른 점이 많은 인물이기도 하다.
▶주변에 가스라이팅을 당한 경험이 있는데, 해인이 수술받고 일어날 때 은성이 가스라이팅을 하는 거 아닌가. '너랑 나랑 이런 사랑하는 사이다'라면서 긴 대사를 말하는데 그때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잘 안 쉬어지고 이 신 너무 찍기 너무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면 절대 남의 여자 건드리지 않는다. 은성이라면 마음을 접고 혼자 정리하고 아파하고 멀리서 응원하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로는 극 중 현우와 해인이 3년 차 부부로 시작하지 않나. 차라리 연애 시절부터 은성이가 들어와 있었으면 삼각구도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
<【N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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