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유명사찰, 여자들에 하녀복 입혀 방문객과 '티타임'..걸그룹도 만들었다

4300년 역사 교토 류간지 사원 24대 주지
참배객수 줄어들자 독특한 방

4300년 역사를 지닌 일본의 유명 사찰이 걸그룹을 창단하고 불교 장식을 한 하녀복을 입은 여자들을 고용해 방문객을 유치하고 있어 논란이다. 사진 왼쪽 아래는 최초의 불교 여성 팝 그룹 '테라 팜즈'. 출처=SCMP

[파이낸셜뉴스] 일본의 유명 사찰이 걸그룹을 창단하고 하녀복을 입은 '템플 메이드'를 고용해 방문객을 유치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따르면 일본 동부 교토에 있는 류간지 사원의 24대 주지 이케구치 류포(44)는 전통 참배객 수가 줄어들자 이같은 변화를 줬다.

그는 먼저 젊은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SNS 운영을 시작하고, 유튜브와 X 등 공식 계정에 '승려들의 OOTD(오늘의 복장)' '매운 라면 챌린지' 등 독특한 콘텐츠를 꾸준히 올려왔다.

또 음악을 통해 불교 문화를 알리기 위해 세계 최초의 불교 여성 팝 그룹 '테라*팜즈(Tera*Palms)'를 창단했다.

5명의 여성으로 구성된 테라*팜즈는 멤버들 모두 불교적 요소가 담긴 특별히 디자인된 옷을 입고 공연을 한다.

이들의 공연을 본 누리꾼들은 "‘보살’(걸그룹 멤버)들이 불상 앞에서 힘차게 노래하고 신자들이 환호하는 모습은 전례가 없다”고 낯설어 했다.

앞서 이케구치 주지는 지난 2018년에는 LED 조명으로 비춰진 불상을 운반하고 공중 전시를 수행하는 ‘부처 드론’을 선보이며 현대 기술을 도입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 작품은 빠르게 입소문이 났고 류간지 사원의 특징이 됐다.

한편, 이케구치 주지가 선보인 변화 가운데 가장 많은 논란을 일으킨 것은 ‘템플 메이드’다. 그는 일본의 인기 메이드 카페에서 영감을 받아 '템플 메이드'를 도입했다. 이들은 불교적 장식을 한 메이드복을 입고, 차를 마시며 방문객들과 종교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활동을 한다.

이케구치 주지 불교에서 지하세계를 가리키는 ‘메이도’와 영어 단어 ‘메이드’의 발음 유사성을 강조하며 자신의 생각을 정당화했지만, 일부 네티즌은 “하녀들이 방문객의 주의를 산만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그들의 존재가 불교의 신성한 본질을 하찮게 여긴다”고 지적했다.

반면 “디자인이 불교적 요소와 문화적 개념을 잘 융합할 수 있다면 좋은 접근 방식이다” “주지스님은 정말 참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천재”라고 이케구치 주치를 옹호하는 글도 있다.

[e-mail]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