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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수입관세" 외친 트럼프… 삼성·LG에도 청구서 내미나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17 18:24

수정 2024.07.17 18:24

가전업계, 美 보호무역 회귀 촉각
현지 생산·공급이라 영향 적지만
자국 추가투자 확대 등 압박 관측
美업체들 공세 수위도 높아질듯
"10% 수입관세" 외친 트럼프… 삼성·LG에도 청구서 내미나
피격 사건 이후 '대세론'을 타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모든 국가 수입품에 10% 관세 부과'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국내 가전업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가전업계는 현지에 세운 가전 생산공장에서 미국으로 들어가는 제품 대부분을 생산하는 만큼 관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트럼프 2기' 시대를 맞아 관세 부과를 앞세워 국내 가전업계의 현지 투자 확대 등을 압박하는 '트럼프 청구서'가 재연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LG, 현지생산으로 관세부담 회피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피격 사건 이후 외신 인터뷰에서 '중국에 60~100%, 다른 나라 수입품은 1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2018년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당시 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생산한 수입 세탁기 120만대 초과 시 최대 30%의 '관세 폭탄'을 매기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조치를 발동하기도 했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 수입이 급증해 자국 기업과 산업에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는 경우 관세 인상, 수입물량 제한 등을 통해 규제하는 무역장벽이다.

일단 가전업계는 트럼프 정부의 재집권시 수입품 관세 부과 기조에도 미국 현지 판매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LG전자는 테네시주 가전 공장에서 현지 공급 물량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 지역에 가전 생산을 위한 거점이 정상 가동되고 있는 만큼 수입품 관세로 인한 제품 가격 상승 우려는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지 투자-보호무역 압박 재연 우려

다만, 미국 가전업계가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정부를 등에 업고 한국 업체들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트럼프 정부의 세이프가드 발동은 2017년 월풀의 청원을 미 정부가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미국 생활가전 시장은 한국과 미국 기업들의 격전지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트랙타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생활가전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매출 기준 점유율 각각 21%, 19%를 기록하며 나란히 업계 1·2위를 차지했다. 다만, 경쟁사인 미국 업체 제너럴 일렉트릭(GE·18%)과 월풀(15%)과의 점유율 격차는 전년 대비 좁혀졌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미국 내 매출 점유율은 1년 전과 비교해 소폭 감소한 반면, GE와 월풀은 전년 동기보다 0.9%p, 0.3%p 증가했다. 수량 기준 점유율에서 삼성전자(19%)는 1위를 지켰으나 2위 자리는 LG전자(16%) 대신 GE(17%)가 이름을 올렸다.


트럼프 2기 출범 시 고율의 관세를 무기 삼아 자국 투자 확대를 종용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세이프가드 조치를 계기로 미 현지 공장 가동시기를 앞당기고, 생산물량도 대폭 늘린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2기는 보호무역주의를 한층 강하게 추진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향후 정책 기조를 면밀히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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