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중동 갈등에 해상운임 꿈틀... 수출 많은 가전업계 직격탄

김준석 기자,

권준호 기자,

홍요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08 18:20

수정 2024.08.08 18:20

반도체·스마트폰은 항공 운송
현지생산 많은 車도 피해 적어
중동 갈등에 해상운임 꿈틀... 수출 많은 가전업계 직격탄
중동지역의 전운 고조로 상승한 해상운임이 유럽시장 수출기업들의 하반기 수익성에 최대 악재로 떠올랐다. 특히 유럽 수출 비중이 높은 가전과 타이어 업계가 물류비 부담의 타격이 가장 크다.

8일 산업계에 따르면 주요 글로벌 선사들의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항로 선택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산업계는 해상운임 부담이 늘어날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희망봉 우회항로 채택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희망봉 항로는 홍해 항로 대비 중동에서 유럽으로 가는 시간이 최장 2주까지 길어지면서 가전과 타이어 등 해상 수출 의존도가 높은 업계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북미·유럽 시장에 공을 들이는 국내 가전업계는 운임비용 상승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65% 이상인 LG전자는 "하반기 컨테이너당 해상운임이 전년동기 대비 58% 상승했다"면서 올해 물류비가 수익성 확보의 최대 장애물이 될 것으로 보고 비상이 걸렸다. 삼성전자도 주력제품인 가전과 TV가 주로 바다를 통해 운반되기 때문에 해상운임 변동에 민감하다. 올해 1·4분기 삼성전자의 운송비는 714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2.4% 증가했다. LG전자의 운송비도 691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소폭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연간 단위 장기계약으로 안정적으로 선박을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현 상황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일부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업체들은 해상물류비 인상이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장기계약 선사 확대 △대안선박 확보 △중간경유지 통한 환적 △유럽지역 생산기지 가동률 확대 등 방안 마련에 나섰다.

타이어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넥센타이어는 올해 2·4분기 전체 매출액 대비 운송비는 10% 정도로, 지난 분기 9.3% 대비 소폭 올랐다. 다른 타이어업계도 비슷한 수준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타이어업계 현지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해상운임 상승에 대응할 계획이다. 한국타이어와 코로나19 이후 현지 물류 재고량을 확대했다.

국내 대표 수출품인 반도체와 스마트폰은 대부분의 물량을 항공으로 운송, 해상운임 상승의 여파를 피했다. 현대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현지생산 비중을 높이면서 해상운임 상승의 영향을 최소화했다.
다만 완성차 업체들과 차량부품 업체들의 계약 갱신 시점이 도래하면서 하반기 운임비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면 해운업계는 코로나19 이후 다시 호황을 맞았다.
지난해 말부터 홍해의 정세불안으로 운임이 강세를 보이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권준호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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