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시장 기준물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7일(현지시간) 4% 벽을 다시 뚫었다.
미 노동부가 4일 발표한 탄탄한 9월 고용 동향으로 인해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0.5% p 금리 인하, 빅컷을 또 한 번 단행하기 어렵게 됐다는 전망이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지난 주말보다 0.048% p 상승한 4.029%로 뛰었다. 10년물 수익률이 4%를 넘어선 것은 8월 초 이후 두 달 만이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부터 자동차 할부 금리에 이르기까지 시중 금리 기준이 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불과 한 달여 전만 해도 3.58%까지 떨어진 바 있다.
앞서 연준은 노동 시장 둔화를 우려하며 지난달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0.5% p 내린 바 있다.
이번 금리 인하 시즌을 0.5% p 인하로 시작한 연준이 다음 달 7일 FOMC에서 또 한 번 빅컷을 단행할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9월 고용 동향에서 미국 실업률이 4.1%로 떨어지고, 신규 취업자 수는 예상을 10만명 넘게 웃도는 25만4000명으로 집계되면서 이런 기대는 사라졌다.
시장에서는 이제 0.25% p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에서 11월 빅컷 가능성은 이제 0%로 보고 있다.
반면 0.25% 인하 확률은 83.5%에 이르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4.75~5.00%로 동결될 가능성도 16.5%로 나타났다. 불과 1주일 전 가능성이 0%였던 동결이 고용 동향 발표 당일인 4일 시장에 등장한(2.6%) 데 이어 거래일 기준으로 하루 만에 20% 가까운 수준으로 높아졌다.
시장에서는 올해 말 기준 금리가 4.25~4.50%로 끝날 가능성을 80.2%로 보고 있다.
11월과 12월 남은 두 차례 FOMC에서 연준이 각각 0.25% p씩 모두 0.5% p 금리 인하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다.
BMO 캐피털 마켓츠 미 금리 전략 책임자 이언 링건은 “앞으로 1주일 동안 미 금리 시장에서는 깜짝 신규 취업자 수에 따른 통화정책 영향에 관해 계속 논란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링건은 연준이 0.25% p 인하에 나서는 것이 기본 시나리오 라면서도 11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아예 고려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연준 빅컷 기대감 실종이 국채 수익률 상승 최대 배경이기는 하지만 주변 요인들도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유가가 다시 뛰고 있고, 중국은 대규모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불씨가 다시 살아날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뉴욕 증시는 국채 수익률이 4%를 재돌파하고, 유가가 뛰면서 하락세로 출발했다.
오후 들어서도 약세가 지속돼 미 동부시각 12시 22분 현재 다우존스산업평균은 지난 주말보다 239.53 p(0.57%) 하락한 4만2113.22를 기록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19.53 p(0.34%) 내린 5731.54, 나스닥은 56.82 p(0.31%) 밀린 1만8081.03을 기록 중이다.
‘월가 공포지수’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70 p(8.85%) 급등하며 20.91로 뛰어올랐다.
한편 테슬라와 엔비디아는 명암이 갈렸다.
오는 10일 로보택시데이 행사를 앞두고 있는 테슬라는 지난 주말에 이어 이틀 연속 급락세를 탔다. 이날은 5.30달러(2.12%) 급락한 244.78달러로 떨어졌다.
반면 엔비디아는 4.55달러(3.64%) 급등한 129.47달러로 올라섰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