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자영업자 천태만상]국숫집에 전어회 싸온 할머니 못먹게하자 욕설·고성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19 07:00

수정 2024.10.19 14:27

국수 시키고 보자기에서 전어회 꺼낸 할머니
외부음식 반입 금지임에도 주장 굽히지 않아
40분 고성..결국 경찰까지 출동하며 상황종료
[파이낸셜뉴스] 국숫집에서 음식을 시키고는 포장해온 전어회를 내놓고 먹겠다는 한 노인의 막무가내 행동에 급기야 경찰까지 출동하는 촌극이 빚어졌다.

18일 '아프니까 사장이다' 카페에 '좋은손님, 진상손님' 코너에는 서울에서 국숫집을 7년째 운영하는 A씨가 최근 겪은 어처구니 없는 사연이 소개됐다.

국수가게 사장 A씨는 7년 동안 가게를 운영하면서 외부음식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처음에는 외부음식 먹는 것을 허용했지만 국수와 외부음식인 빵을 같이 먹고는 갑자기 배가 아프다면 드러눕는 단골 손님이 있었고, 손님을 부축해서 병원으로 갔던 사태를 겪고 이후로는 외부음식 반입 금지를 써놓고 가게를 운영했다.

며칠 전 A씨 가게에 오후 2시가 넘어 한 할머니가 들어왔고 비빔국수를 시켰다. A씨가 국수를 삶고 고명을 얹어 음식을 내려는 사이 할머니는 보자기에서 전어회를 꺼내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전어회. 파이낸셜뉴스 DB
전어회. 파이낸셜뉴스 DB

A씨는 "혹시 전어회를 드시려고 꺼낸 것은 아니겠죠"라며 웃었지만 할머니는 "전어철이라 마트에서 산 전어를 비빔국수랑 같이 먹으려고 꺼낸 건데?"라고 답했다.

A씨는 여기는 국숫집이고 전어회를 여기서 먹는 것은 불가능하고 집에 가서 먹으라고 안내했지만 할머니는 "비빔국수 값을 낼거고 여기서 같이 먹으려고 들어온 건데, 왜 안돼냐"며 비빔국수에 전어회를 먹고 다른 곳을 가야하기 때문에 같이 먹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A씨는 할머니가 반말로 일관하고 가게에 들어오면서도 중얼중얼 거리는 등 좀 이상한 기분이 들어 "우리 가게는 외부음식 반입이 금지고 여기서 회를 먹겠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정 드시려거든 포장을 해라"라고 말했고 그래도 할머니가 듣지 않자 돈을 받지 않을테니 가게에서 나가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말에 할머니는 기분이 상했는지 격분해 언성을 높이면서 반말과 욕설을 늘어놓았고, A씨는 가게에서 나가줄 것을 재차 요청했지만 할머니는 가게에서 버티기 시작했다.

나이든 손님을 강제로 가게 밖으로 내칠 수도 없어 A씨는 영업방해를 하면 경찰을 부르겠다고 말하자 할머니는 "경찰에 빽이라도 있냐"며 "대통령이 와봐라 내가 나가나"라고 대응하며 버텼다.

할머니가 큰 소리를 내면서 안에서 주방일을 보던 B씨도 홀로 나와 나가줄 것을 요구하자 할머니는 반말과 욕을 하며 싸우는 등 소동이 벌어졌고 결국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도 "회를요? 여기서요? 이 가게에서 회도 파나요?"라며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이 할머니는 경찰이 오고 나서도 10분 넘게 실랑이를 벌였다. 이어지는 욕설에 현장에 온 젊은 경찰도 "욕을 왜 합니까? 욕하지 마세요"라고 할머니를 말리는 입장이 됐다.

젊은 경찰과 함께 온 경찰이 할머니를 달래 가게 밖으로 내보내는 과정에서도 할머니는 가게에 대고 욕설을 퍼부었고 결국 일은 40분만에 일단락이 됐다.

점심 시간도 지난 오후 시간에 벌어진 소동에 대해 누리꾼들은 "회 먹고 배탈이라도 나면 어디에 화풀이를 하려고 저러는지..."라고 반응했고, "비빔국수에 고명처럼 전어회를 넣어서 먹을 거라면 집에 포장해가서 먹으면 될 일이 아닌가?"라고 말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또 다른 소상공인은 "냉면집에 홍어를 싸가지고 와서 펼쳐놓고 먹는 손님을 보고 기절할 뻔했다"며 "몰상식에는 답이 없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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