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그래핀으로 더 작고 빠른 칩을 만들수 있을까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1.07 10:57

수정 2025.01.07 10:57

POSTECH, 그래핀 가장자리 특성 발견
저항값이 예측값보다 100배 이상 증가
포항공과대(POSTECH) 물리학과 이길호 교수와 정현우 통합과정생이 이중층 그래핀 소자를 만들어 실험한 결과 가장자리에서 저항값이 예상치보다 100배 이상 증가했다. POSTECH 제공
포항공과대(POSTECH) 물리학과 이길호 교수와 정현우 통합과정생이 이중층 그래핀 소자를 만들어 실험한 결과 가장자리에서 저항값이 예상치보다 100배 이상 증가했다. POSTECH 제공
[파이낸셜뉴스] 포항공과대(POSTECH) 물리학과 이길호 교수와 정현우 통합과정생은 일본 국립재료과학연구소(NIMS) 와타나베 켄지, 타니구치 타카시 박사팀과 함께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이중층 그래핀'의 특별한 성질을 더욱 정확하게 알아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그래핀의 가장자리 부분에서 일어나는 특이한 현상을 자세히 분석함으로써 앞으로 더욱 빠르고 효율적인 컴퓨터를 만드는 데 필요한 새로운 기술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POSTECH에 따르면 연구진은 이중층 그래핀의 가장자리 상태와 전자가 예상치 못한 곳으로 이동하는 수송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이러한 현상을 이용하면 기존 전자 소자보다 더욱 작고 빠른 소자를 개발할 수 있다. 즉 그래핀을 이용해 더욱 작고 빠른 컴퓨터 칩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낸 것이다.



이중층 그래핀은 두 겹의 그래핀 층으로 구성된 소재로 외부 전기장을 이용해 전자의 이동에 중요한 밴드 간극(band gap)을 조절할 수 있다. 밴드 갭은 전자가 움직일 수 있는 에너지 영역으로, 고속도로와 차와 비유하면 밴드 갭이 크면 차선이 좁아서 전자가 움직이기 어렵고, 밴드 갭이 작으면 차선이 넓어서 전자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존의 트랜지스터를 뛰어넘는 차세대 정보 기술인 '밸리트로닉스'의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밸리트로닉스는 기존 전자 소자나 스핀트로닉스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

밸리트로닉스에서 중요한 개념 중 하나는 '계곡 홀 효과'다. 이는 전자가 물질 내부에서 특정 에너지 상태(계곡)를 따라 이동하며, 전자의 흐름 방향이 나뉘는 현상을 의미한다. 그로 인해, 전기가 흐르지 않아야 할 곳에서도 저항이 나타나는 '비국소 저항'이라는 독특한 현상이 발생한다.

연구진은 이중층 그래핀의 비국소 저항 발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이중 게이트 구조로 밴드 간극을 조절할 수 있는 그래핀 소자를 제작했다. 그리고, 자연적으로 형성된 가장자리와 '반응성 이온 식각 공정'으로 가공된 깎아낸 가장자리를 비교해 전기적 특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자연적으로 형성된 가장자리에서는 비국소 저항값이 기존 예측값과 일치했다. 반면, 식각 공정으로 가공된 가장자리에서는 저항값이 예측값보다 무려 100배 이상 증가했다.

저항값이 급증했다는 것은 전자기기의 성능이 저하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컴퓨터의 처리 속도가 느려지거나, 전력 소비가 증가할 수 있다. 이는 단점으로 보이지만, 이러한 현상을 이용해 새로운 종류의 전자 소자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예를 들어, 매우 민감한 센서나 특수한 기능을 가진 메모리 소자 등을 개발할 수 있다.

정현우 통합과정생은 "소자 제작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식각 공정이 비국소 전송에 미치는 영향이 지금까지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는 이러한 문제를 재조명하고, 앞으로 밸리트로닉스 소자의 설계와 개발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 성과를 나노 기술 분야 국제 학술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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