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종목▶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지난해 4·4분기 시장 예상을 밑도는 6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핵심 수익처인 범용 메모리 가격 하락이 실적 하락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4분기 연결기준 매출 75조원, 영업이익 6조500억원의 잠정실적을 8일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인 7조7000억원을 하회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실적 악화 배경에 대해 "메모리 사업의 연구 개발비 증가와 선단공정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초기 램프업 비용 증가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매출의 주 수익처인 '범용 메모리 가격 하락'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반도체) 부문 4·4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대에 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범용 메모리 가격은 지난해 지속적으로 크게 떨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PC용 D램 범용제품(더블데이터레이트(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 거래가격이 지난 7월 2.1달러에서 11월 1.35달러로 35.7% 하락했다고 밝혔다.
낸드플래시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12월 말 메모리카드·USB향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 가격은 2.08달러로 전월(2.16달러) 대비 3.48% 하락했다. 낸드 가격은 작년 1월 4.72 달러에서 작년 12월 기준 반토막 수준으로 급락했다.
중국 메모리 업체들이 저가 물량 공세를 펼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는 최근 구형 D램인 DDR4를 반값에 판매하기도 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의 고부가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양산이 늦춰지며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인 CES 2025에 참석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7일(현지시간) 글로벌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 HBM이 현재 테스트 중이며, 성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는 반대로 보면 삼성전자의 5세대 HBM(HBM3E)이 아직 엔비디아에 공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사업부와 가전사업을 담당하는 DA사업부도 각각 2조원대, 5000억~6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스마트폰 판매 둔화와 폴더블 신제품 출시 효과 소멸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20% 수준 역성장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전 사업 역시 주요 시장에서 중국 기업과의 경쟁 심화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바닥을 찍고 2분기부터 실적 반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D램은 유통 재고 건전화와 HBM3E 사업이 본궤도에 진입하면서 2·4분기부터 실적 반등에 나설 전망이며, 파운드리는 엑시노스 및 CIS 가동률 상승에 따라 영업적자가 축소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