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與지도부 강력대응 안한다… 탄핵 심판 앞두고 ‘차별화 전략’

김학재 기자,

김준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11 18:09

수정 2025.03.11 18:16

야당의 대여 공세에도 맞불 자제
조기대선 염두에 두고 신중한 행보
일각선 "지도부 한가해 보여" 일침
"탄핵 기각"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왼쪽 세번째)과 중도보수대연합 임원진이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각하 또는 기각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탄핵 기각"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왼쪽 세번째)과 중도보수대연합 임원진이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각하 또는 기각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조기 파면"더불어민주당 전진숙·박홍배·김문수 의원(왼쪽부터)이 11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윤석열 대통령 조기 파면 등을 촉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이 있을때까지 단식농성 등을 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조기 파면"더불어민주당 전진숙·박홍배·김문수 의원(왼쪽부터)이 11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윤석열 대통령 조기 파면 등을 촉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이 있을때까지 단식농성 등을 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으로 석방된 것에 야당이 총결집을 예고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강력대응 하기로 했지만, 여당 지도부는 야당과는 다르게 대응키로 했다.

단식과 장외집회 등으로 헌법재판소를 강하게 압박하는 더불어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 차원에서의 강력대응은 피하기로 했으나 개별의원 차원의 윤 대통령 탄핵반대 운동은 기존대로 허용키로 했다.

이를 놓고 국민의힘 내에선 당 지도부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앞두고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헌재의 탄핵심판을 앞두고 총력전을 펼쳐야 할 시점에 애매한 스탠스로 '탄핵기각'과 '탄핵인용' 사이에서 줄타기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與지도부 "지금과 같은 기조 유지"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기일이 다가오면서 정치권 내 공방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여당은 11일 대야 투쟁, 윤 대통령과의 관계 등에 있어 기존 방식을 유지하기로 했다.



민주당의 밤샘농성, 장외집회 등에 대해선 '내전 조장'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하면서도 이 같은 야당의 행동에 집회 참석 등 당장 당 차원에서 극단적인 물리적 맞불은 자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당 차원이 아닌 개별 의원 차원에서의 릴레이 농성 등은 이어질 전망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가 이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민생·경제는 내팽개치고 오로지 장외투쟁에 몰두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건지 논의했다"며 "지도부는 지금과 같은 기조를 유지하기로 결론냈다. 의원들도 양해해줬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현 체제가 만들어진 이후 윤 대통령 탄핵 심판과 관련해 개별 의원들의 집회 참석 등의 의견은 존중하면서도 지도부 차원에서 특정 집회에 참석하는 것과 같은 결정은 자제해 왔다.

당 지도부는 윤 대통령 수감 기간 중 한 차례 대통령을 만나고, 석방된 이후 통화에 이어 관저에 방문하는 등의 공식 일정만 소화했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한 결정이 아직 나지 않은 가운데, 극성 지지층과 중도층 사이에서 어느 한쪽에 당 지도부 입장이 쏠릴 시 당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인 것으로 해석된다.

■입장 애매한 지도부에 일각선 "답답"

국민의힘에선 지도부의 애매한 입장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석방으로 윤 대통령의 구심점 역할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지도부가 전략적 스탠스라는 명분 아래 눈치만 보고 있다는 것이다.

당 차원에서 움직이는 것과 개인 차원에서 움직이는 것의 무게감부터 다른데도 당 지도부가 여전히 탄핵인용 이후 조기대선을 염두에 두고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탄핵반대에 대한 장외집회 목소리가 커지는 지금이 당이 적극 나서야 할 시점"이라면서 "당에서 윤 대통령의 위상이 올라온 상황에서 민주당은 비상집회에 단식에 강력대응에 나서는데 정작 여당 지도부는 한가해 보인다"고 일침했다.

민주당의 탄핵찬성 집회 동력이 떨어진 시점에서 탄핵반대 집회 동력을 더욱 살려야 하지만, 여당의 미지근한 대응으로 의원들 개인 화력에만 기대를 걸게 됐다.

이 같은 지도부의 기조 하에 당 내 일부 의원들은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 대통령 탄핵 각하 촉구 릴레이 집회를 이어가기로 했다. 여기에는 국민의힘 윤상현, 박대출, 장동혁, 박성민, 김선교, 이헌승, 강승규 의원이 참여하기로 했다.

윤상현 의원은 탄핵정국 초기부터 장외집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반대를 외쳐왔고, 윤 대통령 체포 사태를 전후로는 나경원, 김기현, 장동혁, 주진우 의원 등이 장외집회는 물론 원내에서 적극적인 투쟁으로 탄핵반대에 힘을 실어왔다.

권 원내대표는 "장외투쟁을 하거나 현장 방문해서 시위를 하는 건 의원 각자의 소신"이라며 "지도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 각자 알아서 판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여당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구속취소가 헌재 탄핵심판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는 이때에 변론재개 보다 탄핵각하가 나오도록 당 차원에서 강하게 촉구해야 한다"면서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여나 야 모두 전면전을 펼칠 텐데 여당 지도부가 애매하니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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