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집 팔아도 빚 못갚는 가구 39만… 집값하락에 지방 더 위험 [한은 금융안정 보고서]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27 18:13

수정 2025.03.27 18:13

상환능력 부족 가구 357만
지방 미분양·건설경기 부진
수도권보다 부실 위험 확대
집 팔아도 빚 못갚는 가구 39만… 집값하락에 지방 더 위험 [한은 금융안정 보고서]
자산을 모두 처분해도 빚을 갚지 못하는 고위험가구가 지난해 40만가구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또는 자산 중 한 가지 측면에서라도 상환능력이 부족한 가구도 357만가구에 달해 전체 금융부채 보유 가구 3곳 중 1곳이 잠재적인 고위험가구로 판별됐다. 특히 수도권에 비해 미분양 물량이 늘고, 건설경기도 부진해 집값이 크게 떨어진 지방 소재 가계의 채무 상환능력이 크게 저하됐다는 분석이다.

■고위험가구 부채 72.3兆… 전체 금융부채 5% 육박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고위험가구는 2024년 기준 38만6000가구로 금융부채 보유가구의 3.2%를 차지했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부채는 72조3000억원으로 전체 가구의 4.9%에 해당한다.



고위험가구는 금융부채를 보유한 가구 가운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넘고, 자산대비부채비율(DTA)이 100%를 초과하는 경우를 말한다. 소득의 40%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쓰고, 자산을 다 팔더라도 빚을 못 갚을 만큼 소득과 자산 측면에서 모두 부채 상환능력이 부족한 가구다.

지난해 고위험가구의 수와 금융부채 비중은 2023년(3.5%·6.2%)보다 떨어졌지만 2022년(2.6%·3.8%)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가구수 기준으로도 장기평균(3.1%)을 상회하고 있다.

한은은 "우리나라 고위험가구의 DSR 중위값은 75%, DTA는 150.2%로 소득 및 자산 측면에서 채무 상환여력이 크게 제한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DSR이 40%를 초과해 소득 측면에서 상환능력이 낮고, DTA가 100%에 근접한 가구도 8만8000가구에 달했다.

고위험가구로 분류되지 않았으나 소득과 자산 중 한 가지 측면에서라도 상환능력이 부족한 가구는 총 356만6000가구로 추산됐다. 전체 금융부채 가구의 29.7%에 달한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부채는 584조3000억원으로 전체 금융부채의 39.7%를 차지했다.

■떨어지는 집값에 지방 100가구 중 5가구 '고위험'

더 큰 문제는 지역별 양극화다. 지난해 고위험가구 비중은 금융부채 규모 기준으로 수도권이 4.7%(40조원)였으나 지방은 5.3%(32조2000억원)로 나타났다. 가구 수 기준으로는 수도권이 3.4%(21만2000가구), 지방이 3.0%(17만3000가구)였다.

올해 전망도 부정적이다. 한은이 금리 및 주택가격 변동분과 주택가격 전망을 반영해 지방과 수도권의 고위험가구 비중(금융부채 기준)을 시산한 결과 올해 말에는 지방(5.6%)과 수도권(4.0%)의 고위험가구 비중 차이가 1.6%p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지방의 경제성장이 수도권에 비해 부진한 가운데 최근 지방 주택가격의 하락세가 가파른 결과다.

한은은 "서울 등 수도권에 비해 미분양이 늘어나고 건설경기가 부진한 지역의 경우 고위험가구가 늘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에 따라 지방 고위험가구를 중심으로 부실위험이 확대되지 않도록 관련 동향 및 정부대응 방안의 효과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특히 지방의 고위험가구는 60세 이상 고령층 가구주 비중(18.5%)이 수도권(5.1%)보다 3배 이상 높아 소득 기반이 취약하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금융안정 상황점검을 주관한 황건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불확실성이 높은 여건하에서 리스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취약부문의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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