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1일 외교가에선 트럼프 정부의 미군 전략 변경에 우리나라가 따르던, 따르지 않던 비용이 늘어나는 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많다. 미군 개편 과정에서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가 뒤따를 수밖에 없고, 이를 뿌리치면 주한미군 축소 등으로 이어져 우리 군 전력으로 메워야해서다.
미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안보 구상 실행방안이 담긴 미 국방부의 '국방중기 전략지침'은 △미군은 중국의 대만 침공 억제와 본토 방어에 초점을 맞추고 △러시아·북한·이란 등의 위협 억제는 유럽·중동·동아시아 동맹국들이 주도토록 한다는 게 골자이다.
우리나라로 좁혀보면 주한미군의 기능이 현재 북한 대응에서 중국 견제로 전환되고, 그와 동시에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재협상 요구가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다 주한미군에 기대던 안보 부분을 우리 군이 보충하면서 비용이 곱절로 늘어나게 될 수 있다.
임은정 공주대 국제학부 교수는 "중국이 2027년 즈음에는 대만을 공격한다는 시나리오가 나오니 그에 맞춰 주둔군들을 재조정하는 것인데 그 비용을 동맹국들에 전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우리는 비용이 늘고 중국과의 관계도 좋아지지 않아 얻는 게 없겠지만, 따르지 않으면 주한미군 축소를 각오해야 하고 그러면 그 만큼 국방비는 더 든다. 어느 쪽이든 비용은 커진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이 북핵에 대해선 확장억제를 계속 제공하겠지만 재래식 전력 대응은 한국 스스로 책임지라는 근본적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로선 한중관계를 위해 중국 견제에 직접 동참하라는 요구는 말아 달라는 정도만 청할 수 있지, 이제 한반도 전쟁은 우리 스스로 대비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안보 불안 해소를 위해 자체 핵무장 가능성을 내세워 전술핵 재배치를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이 또한 주한미군 축소와 한중관계 악화가 수반돼 감당할 비용이 늘어나는 건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나온다.
요컨대 어느 선택지든 국방부담 증가는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외교가에선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방비 비중이 최소 3%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2023년 기준 GDP 대비 국방예산 비율은 2.8%이다.
다만 우리 정부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선을 긋고, 주한미군의 최우선 목표가 한반도 방위인 건 유지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하는 게 주한미군의 가장 큰 역할이고, 그건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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