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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K콘텐츠' 더 잘되려면 ○○가 나서야[읽어보고서 사]

박문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01 06:00

수정 2025.04.01 06:00

KDI 'K-콘텐츠의 飛上' 보고서
콘텐츠 산업 추가 성장 여력 충분
처벌 강화하고 수출 지역 넓혀야
KDI 유튜브 화면 캡쳐
KDI 유튜브 화면 캡쳐


[파이낸셜뉴스] 한국 영화를 넘어 K드라마와 시리즈, K웹툰이 전세계를 휩쓸고 있습니다. 지난 2023~24년 2년동안 넷플릭스에서 K-콘텐츠가 차지한 비중은 전체 콘텐츠의 약 7%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Top 100 비영어 작품에서는 30%를 넘어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줬습니다. 일본, 중국, 인도, 스페인, 프랑스 등 다양한 국가의 비영어권 작품으로 한정할 경우 K-콘텐츠의 비중은 전체의 약 20%에 달합니다.

1일 '읽어보고서 사'는 문화콘텐츠산업이 빠르게 성장한 배경을 분석해 향후 발전 가능성을 검토한 KDI의 'K-콘텐츠의 비상(飛上): 산업 특성과 성장 요인 분석'를 살펴봤습니다.

보고서는 한국 콘텐츠가 이처럼 빠르게 퍼져나간 비결을 '품질 향상'에서 찾았습니다. 이밖에도 디지털 생태계 발전과 기업 간 네트워크 확대는 산업의 빠른 성장을 불러왔습니다.

특히 콘텐츠 산업의 수요는 높은 생산 유발 효과를 창출하는 만큼 지금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보고서는 콘텐츠 산업의 성과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 △정부는 콘텐츠 기업 지원 체계 전반에서 저작권 보호 및 침해 대응을 강화하고 △중소 콘텐츠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며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연관 산업과의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최근 공개된 '폭싹 속았수다'도 10개국 넷플릭스 순위 1위, 글로벌 4위를 기록하며 한국 콘텐츠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특히 초연결 시대 공개 직후 공유되는 시대에 콘텐츠의 힘은 각종 부가 산업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2010년대 초반부터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과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가 커지면서 콘텐츠 산업의 규모는 비례해 성장했습니다. 2021년 기준 콘텐츠 산업의 매출액은 137조원, 부가가치액은 53조원, 수출액은 125억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2010년 대비 각각 2.3배, 1.8배, 3.9배에 달합니다.

2021년 기준 한국 GDP에서 콘텐츠산업이 부가가치 비중은 2.6~3.7% 수준으로 집계됐습니다. 주요 선진국의 해당 비중이 5%를 넘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추후 성장 여력이 남아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고서는 콘텐츠산업의 매출 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분야로 지식정보업을 꼽습니다. 게임, 음악, 방송이 산업을 견인했다는 설명입니다.

콘텐츠산업의 성장은 K-게임, K-팝, K-드라마 등 다양한 ‘K-’ 신조어를 탄생시켰습니다. 2010년 32억3000만달러였던 콘텐츠산업의 수출액은 2021년 기준 124억5000만달러로 급증했습니다. 게다가 통계 집계 이후 매년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특히 규제가 많았던 게임 업종이 수출 성장의 주역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게임산업은 이 기간 동안 전체 수출 증가분(92억3000만달러)의 77%를 차지했습니다. 게임이 대표적인 코로나 팬데믹의 수혜산업이었던 만큼 성장세는 가팔랐습니다.

콘텐츠산업의 성장을 거시 경제 측면에서 보면 콘텐츠 생산이 증가할수록 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연관 산업 파급 효과가 크다는 점도 주목해야 합니다. 보고서는 콘텐츠 하나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원소스 멀티유즈' 방식이 다양한 생산 창출로 이어진다고 진단했습니다. 하나의 웹툰이 드라마나 게임으로 제작되고, 관련 굿즈 즉 캐릭터 상품으로까지 확장된다는 설명입니다. 하나의 콘텐츠가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면서 산업 내 재투입 비중이 증가하는 구조가 자리잡았습니다.

또 콘텐츠산업은 CPND(Content, Platform, Network, Device) 생태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산업들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OTT 서비스는 물론이고, DVD, 블루레이, 게임 CD, 굿즈 등을 온·오프라인으로 유통업으로 이어집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게임 콘솔 같은 필수 기기의 주요 판매요인이기도 합니다.

보고서는 콘텐츠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저작권 보호와 중소 콘텐츠 발굴 그리고 신시장 개척을 제언하고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식재산권이 기업의 매출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폭싹속았수다' 사례에서 발견되듯 콘텐츠의 불법 유통이 외국에서 발생했을 때 실질적인 대응책이 미비한 상황입니다. 보고서는 저작권 보호 기능을 보다 효과적으로 확산하기 위해서는, 모태펀드 운영 프로그램이 중소 제작사의 지식재산권 확보를 지원하는 것처럼 저작권 확보 및 보호 기능이 콘텐츠 기업 지원 체계 전반에 유기적으로 결합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퍼진 불법 영상은 보지도 돌리지도 말아야 할 것 입니다. 비공식 유통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적발 확률을 높이거나 처벌 수위를 강화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수출 권역도 다변화해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합니다. K콘텐츠 수출 약 70%는 중국, 동남아,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 집중돼 있습니다. 유럽과 북남미 등 더 다양한 지역으로 진출해 다변화해야한다는 지적입니다. 글로벌 OTT 플랫폼을 통해 한국 드라마, 영화, 예능이 서구권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지금이 적기입니다. K-팝, 웹툰, 애니메이션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지역으로의 수출 확대를 지속하는 동시에 북미 · 유럽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한 정책적 대응이 더욱 필요한 시점입니다.

보고서는 정부가 K-콘텐츠 수출협의회를 중심으로 권역별 맞춤형 진출 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합니다. 제작 지원을 넘어, 각 지역의 콘텐츠 소비 패턴, 법적 규제, 문화적 특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번역 지원, 현지 마케팅 강화, 규제 대응 등 종합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하자는 것이죠.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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