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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포위 훈련 재개한 중국, 직접대결전략으로 선회하나?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02 10:48

수정 2025.04.02 21:45

-中 육해공·로켓군 동원 대만 다방면 접근, 통제권 탈취·요충지 봉쇄 연습   
-전투기·군함이 대만 둘러싼 포스터 공개, 대만독립 분열세력에 경고   
-지난해 대만포위 훈련 두 차례 진행, 6개월 만에 포위 합동훈련 강행  
-전문가 "전면전 성격의 훈련으로 중국의 전쟁연습으로 규정 가능해"  
-대미(對美) 반접근/지역거부 전략, 대만에 대한 직접전략 전환 양상
-대미 군사적 대결 불사 의지 현시...트럼프의 대중전략 떠보려는 의도
[파이낸셜뉴스]
중국 관영 CCTV가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다 삭제한 중국 군함 훈련 장면. 사진=CCTV 웨이보 캡처.연합뉴스
중국 관영 CCTV가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다 삭제한 중국 군함 훈련 장면. 사진=CCTV 웨이보 캡처.연합뉴스

중국인민해방군은 중국군이 육·해·공군과 로켓군을 동원해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의 합동 훈련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2일 군과 외교가에 따르면 스이 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 대변인은 전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1일부터 동부전구는 육군·해군·공군·로켓군 등 병력을 동원하고, 대만 섬 주변에서 함선·군용기가 여러 방면에서 대만 섬에 접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이 '대만 포위' 훈련을 벌인 것은 지난해 10월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건국기념일(쌍십절) 연설을 문제 삼아 수행한 '연합훈련 리젠(利劍·날카로운 칼)-2024B' 이후 6개월 만이다.

동부전구는 전날 별도 게시물에서 '접근'(進逼)이라는 제목을 붙여 대만 주요 도시가 모두 표시된 지도를 중국군 전투기와 군함이 둘러싸는 형태 군사행동 포스터를 공개했다. 포스터에는 "'대만 독립'이라는 사악한 행동, 스스로 지른 불에 타 죽을 것"이라는 노골적이고 위협적인 문구가 달렸다.



스 대변인은 "전구 부대의 합동 작전 및 실전 능력을 검증할 것"이라며 "이는 '대만 독립' 분열 세력에 대한 엄중한 경고이자 강력한 억제로, 국가 주권과 국가 통일을 수호하는 정당하고 필요한 행동"이라고 덧붙였다.

대만의 라이 총통은 지난달 13일 '대만이 당면한 5대 국가안보·통일전선 위협 및 17개항 대응 전략'을 내놓고, 중국이 대만군 내부 침투와 '양안 교류'를 명목으로 한 대만 내 영향력 확대, 인재·기술 탈취로 대만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며 '이적행위' 처벌을 강화하고 중국 여행과 교류를 제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당국은 이를 '녹색(민진당의 상징색) 테러 17조'로 부르며 격앙된 반응을 보여, 이번 대만 포위 훈련은 라이 총통과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는 "과거 중국은 미국을 대상으로 인도-태평양에서 군사적 주도권 경쟁을 펼치면서도 직접적인 대결은 지양하고, 미군의 역내 접근과 활동을 제약하는 것에 주안을 두는 간접전략을 준용하여 왔다"며 "대표적인 전략이 ‘반접근/지역거부(A2AD, Anti-Access/Area Denial)'다"라고 짚었다.

이어 최근 중국이 항공모함을 전력화시키면서 간접전략에서 간헐적 직접전략으로 전환하는 태세조정에 나서는 움직임이 있었다. 특히 대만을 대상으로는 그런 모습이 강했다. 그런데 이번에 대만포위 합동훈련을 전개하면서 직접전략의 성격이 더 도드라지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반 교수는 그 이유로 우선 대만포위 훈련은 전면전 시나리오 연습을 정례화 한 것으로 사실상 전 군종을 동원시키는 전면전 성격의 훈련이기에 전쟁연습으로 규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지난해 대만포위 훈련을 두 차례나 진행했으며 6개월 만에 다시 대만포위 합동훈련에 나선 것은 전쟁 시나리오 연습을 정례화시켰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이번 훈련 개시 시점 측면에서는 중국이 의도했던 그렇지 않았든 간에 ‘중국의 대만점령 억제’를 최우선과제로 규정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의 ‘잠정 국방전략지침’이 언론에 공개된 직후라는 특징이 있다. 이는 중국이 직접대결을 피하고자 했다면 훈련시기를 조정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점에서 군사적 대결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현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 교수는 "다만 당장 중국이 미국과 함대결전이라도 하겠다는 셈법으로 훈련을 진행한다기보다는 트럼프의 대중전략을 보다 구체적으로 떠보겠다는 차원이 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외교적 메시지, 무력현시 등 대응카드가 주목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이 대만 포위식 군사 훈련을 끝낸지 6일만인 2021년 11월 16일(현지시간) 미 해군 알레이버크급 유도 미사일 이지스 구축함 밀리어스함(DDG 69)이 대만 해협을 통과했다. 밀리어스함의 자료사진. 사진=뉴시스
중국이 대만 포위식 군사 훈련을 끝낸지 6일만인 2021년 11월 16일(현지시간) 미 해군 알레이버크급 유도 미사일 이지스 구축함 밀리어스함(DDG 69)이 대만 해협을 통과했다. 밀리어스함의 자료사진. 사진=뉴시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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