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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유럽산 무기 우대' 정책 정면돌파
2027년까지 K9·K10 현지 생산 전환
2027년까지 K9·K10 현지 생산 전환

[파이낸셜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럽연합(EU)의 '유럽산 무기 우선 구매'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루마니아에 첫 유럽 방산 생산기지를 세운다. EU 내 생산 기반을 확보해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차의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추고, 유럽 방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루마니아 담보비타에 방산 전용 공장 착공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공장은 오는 2027년 말까지 완공될 예정이며, K9·K10 생산은 물론 정비·유지·보수(MRO) 기능을 겸하는 복합 기지로 운영된다. 이는 호주 H-ACE에 이은 두 번째 해외 방산 생산기지다.
EU는 오는 2030년까지 8000억유로(약 1273조원)를 투입해 무기 자산 확충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유럽산 부품 65% 이상' 요건을 충족하는 무기체계에 대해 최대 1500억유로(약 238조원)의 대출을 지원하는 등 유럽 중심 무기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특히 EU는 유럽 재무장 예산 가운데 1500억 유로(238조)를 유럽산 부품을 많이 사용하는 무기에 대출로 지원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EU 회원국들이 공동으로 비EU 회원국의 무기를 살 때 완제품 가격의 65%에 해당하는 부품이 EU 회원국이나, 유럽자유무역협정(EFTA) 권역, 우크라이나에서 공급돼야 한다는 요건도 붙었다.
이 같은 '유럽 중심주의' 흐름은 한국 방산기업에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해 왔으나, 한화는 현지 공장을 통해 직접 부품을 조달·생산하는 방식으로 우회 진출에 나설 방침이다.
루마니아 공장은 한화의 유럽 전략을 구체화하는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루마니아 국방부와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해 △K9 자주포 54문 △K10 탄약운반차 36대를 공급하기로 했다. 1차분은 국내 생산분이 납품되지만, 이후 물량은 현지 공장에서 직접 생산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번 공장은 무기 MRO 기능도 함께 수행하며, 루마니아는 물론 인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을 아우르는 정비 거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또, 한화는 루마니아 현지 기업인 이베코, 프로 옵티카 등과 협력해 약 2000여명 규모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술 이전과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할 계획이다.
현지화가 본격화되면 루마니아가 추진 중인 4조7000억원 규모의 차세대 장갑차 사업에서도 한화의 '레드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며 추가 수주 기대감도 높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루마니아 공장 준공을 통해 유럽의 첫 현지화 생산 기지로 삼겠다는 계획"이라며 "준공이 완료되면 호주 H-ACE 공장 다음으로 해외에서 두 번째 방산 생산 공장이 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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