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공업용수 부족’ 동부산 산단, 하수 처리수 정화해 공급한다

권병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02 18:28

수정 2025.04.02 18:28

기장 해수담수화 시설 개보수
하루 3만6000t 용수 안정 공급
수돗물 공업용수로 썼던 기업들
공급 단가 기존보다 67% 저렴
2일 부산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동부산 산업단지 공급용수 공급 및 부산 물산업 클러스터 조성방안 보고회 모습. 부산시 제공
2일 부산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동부산 산업단지 공급용수 공급 및 부산 물산업 클러스터 조성방안 보고회 모습. 부산시 제공
공업용수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신성장산업 동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온 동부산 산업단지 입주 기업들이 하수처리수를 정화한 저렴한 공업용수를 공급받게 됐다. 기존보다 60% 이상 저렴한 공급단가로 입주기업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시는 동부산 산단의 기업 부담 경감을 위해 기장 해수담수화시설을 활용한 '동부산 산업단지 공업용수 공급방안'을 마련했다고 2일 밝혔다.

시는 이날 시청에서 동부산 산업단지 공급용수 공급방안 용역 최종보고회를 열고, 동부산 산단에 인근 기장·일광의 하수처리장에서 방류되는 처리수를 재이용해 공업용수를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공급방안은 기장, 일광 등 동부산 산단 인근의 하수처리장에서 방류되는 하수처리수를 재이용해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부울경 최초로 도입하는 것이다.



동부산 산단 입주 623개 기업은 그동안 공업용수가 공급되지 않아 비싼 수돗물을 공업용수로 써왔다.

공업용수가 공급되는 서부산 산단은 그간 t당 1140원의 요금으로 물을 사용해 온 반면, 동부산 산단의 경우 공업용수가 공급되지 않아 입주기업들은 t당 2410원의 비싼 요금을 내고 생활용수를 사용해 왔다.

이에 따라 동부산 산단 기업이 하수처리수를 재이용한 공업용수를 쓰게 되면 기존보다 67% 저렴한 t당 800원의 저렴한 물을 사용할 수 있다. 하루 3만6000t 물을 이용할 경우 하루 5800만원, 연간 212억원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시는 기업들의 지속적인 민원 제기에 동부산 산단 공업용수 공급 방안으로 기존 상수원을 활용하는 3개 안과 하수처리수를 재이용하는 2개 안을 검토한 끝에 비용·요금 면에서 유리한 기장·일광의 하수처리수를 정화해 공급하는 방안을 최종 선택했다.

상수원을 활용하는 3개 안은 최소 100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사업비 부담과 이에 따른 사용요금 인상 우려, 그리고 생산단가와 사용요금 차를 보전하기 위한 시 재정 손실 발생 등으로 인해 부적합한 것으로 판명됐다.

또 동부산 산단 인근의 하수처리장에서 방류되는 하수처리수를 활용하는 2개 안 중에서는 현재 운휴 중인 기장 해수담수화시설을 연계해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최적안으로 선정했다.

이로써 시는 사업비 799억원을 들여 송수관 24㎞를 설치하고, 기장 해수담수화시설의 핵심인 역삼투 시설을 개보수해 하루 3만6000t의 공업용수를 동부산 산단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시는 기장 해수 담수화 시설 중 하루 9000t을 정화할 수 있는 시설은 물 산업 연구개발(R&D) 과 기술 검증 시설로 조성한다. 이곳에선 부산의 특화된 담수 기술에 대한 전문적인 실증과 인증검증, 연구가 가능하고 해수담수 기술 고도화, 농축수 자원화, 염도차 발전, 수소 생산 등 첨단 물산업 분야에 대한 실증과 연구가 이뤄진다.

향후 시는 동부산 산업단지 입주가 완료되는 2030년 공업용수 공급 개시를 목표로 입주기업과 업무협약 체결, 국비 확보, 민간투자 사업(BTO) 사업자 선정 등 관련 행정절차를 추진한다.

박형준 시장은 "하수처리수 재이용은 동부산 산단에 안정적으로 공업용수를 공급하고 미래지향적으로 수자원을 순환 이용하게 될 큰 걸음임과 동시에, 오랜 기간 유휴상태였던 해수담수화 시설도 활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며 "이번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부산을 국내 최고 수준의 물 순환 선도도시로 변모시키고 글로벌 물산업 허브 도시로 도약시킬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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