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美에 쌓아라”...관세 앞두고 車·부품 수출 급증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07 06:00

수정 2025.04.07 06:00

2월 車 미국 수출, 전년 대비 14.5% 증가
"관세 부과 앞두고 물량 빼두기 위한 조치
3월까지 차 수출 물량 증가 가능성 높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행사를 열어 상호 관세 행정명령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행사를 열어 상호 관세 행정명령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 추이
시기 금액
2024년 2월 24억968만달러
2025년 1월 22억3194만달러
2월 27억5998만달러
(출처: 한국무역협회)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를 앞두고 지난 2월 한국의 대미 자동차·자동차 부품 수출이 전년 또는 전월 대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현대자동차·기아·한국GM의 수출 물량도 크게 늘어난 모습이다. 본격적인 관세 정책 전 수출 물량을 최대한 빼놓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한국의 미국 자동차 수출은 27억5998만달러(약 3조9846억원)로 전월 22억3194만달러(약 3조2223억원), 전년 동기 24억968만달러(약 3조4789억원) 대비 23.7%, 14.5% 늘었다.

자동차 부품도 비슷한 상황이다.

올해 1월 6억1601만달러(약 8893억원)였던 자동차 부품 대미 수출액은 2월 7억168만달러(약 1조130억원)으로 13.9% 증가했다. 전년 대비 소폭 줄어들긴 했지만 감소폭도 1월 10.2%에서 2월 2.8%로 크게 줄었다.

수출 물량 급증은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피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두 업계의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미국 수입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3일부터 25%의 관세를, 엔진·변속기 등 자동차 핵심 부품도 5월 3일 이전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지원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미국 관세 부과를 앞두고 물량을 최대한 빼두기 위한 조치라는 시각과, 1월 미국향 자동차 수출 물량이 워낙 감소했기 때문에 이에 따른 기저효과 등 크게 2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고위 관계자도 "캐나다와 멕시코 등도 미국 관세를 앞두고 수출량을 크게 늘린 모습이다. 한국의 상황도 그런 차원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 한국GM의 2월 미국 수출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26.7%, 27.7% 증가했다. 이 기간 현대차가 4만2619대에서 4만9031대, 기아 2만8607대에서 3만6243대, 한국GM 2만5869대에서 3만3041대로 미국 수출을 확대한 모습이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한국의 3월 대미 수출 결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는 3월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의 미국 수출 물량이 2월 대비 일부 늘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4월 관세 부과 이후 수출시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그 직전까지 물량을 늘리는 게 완성차 업체들이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었을 것"이라며 "자동차 부품의 경우 5월 전까지 수출 물량을 확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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