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성 대동 정밀농업서비스 팀장
관행에 의존하는 농업 데이터화
적합한 비료량 등 처방 '효율 쑥'
생산성 넘어 품질 경쟁력도 신경
수십년 경력 농민 설득 어렵지만
수확량 증가 등 성과 이루면 뿌듯
관행에 의존하는 농업 데이터화
적합한 비료량 등 처방 '효율 쑥'
생산성 넘어 품질 경쟁력도 신경
수십년 경력 농민 설득 어렵지만
수확량 증가 등 성과 이루면 뿌듯

"농업은 결코 사양 산업이 아니라고 믿었습니다."
김민성 대동 정밀농업서비스 팀장(사진)은 9일 이 같은 진심 어린 확신을 담담하게 꺼내놓았다. 농기계과를 졸업하고도 다른 길을 걷다가 결국 대동에 둥지를 튼 그의 여정은 정밀농업이란 새로운 패러다임 속 한국 농업의 미래를 그리는 여정이기도 하다.
김 팀장은 "2008년 즈음 학교 선배가 대동에 합격했다며 기뻐하던 기억이 있다"며 "그때까지만 해도 농기계 회사에 갈 생각이 없었는데, 이후 그 선배를 떠올리며 호기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이 10년 넘게 이어졌다.
김 팀장이 말하는 정밀농업은 단순 농업기술의 진보가 아니다. 그는 "기존 농업이 경험과 관행에 의존했다면 정밀농업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과학적 접근"이라며 "비료를 다섯 포대 넣던 관행에서 토양 분석을 통해 세 포대면 충분하다는 처방을 내리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농업의 전 과정을 데이터화한 솔루션으로 효율 및 수익성 증진을 목표로 삼고 있다.
실제 대동은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54필지 30만7438㎡에 달하는 정밀농업 실증을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한국들녘경영체중앙연합회와 협약을 체결하고 전국 159필지에서 벼와 논콩을 대상으로 실증에 들어갔다. 그 결과 비료량은 7% 줄고, 수확량은 6.9% 늘었다.
이를 바탕으로 대동은 생산성 향상을 넘어 농산물의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 팀장은 "실증 결과 쌀의 품질을 보여주는 단백질 함량도 0.82% 감소해 식미가 향상됐다"며 "특히 오는 2027년부터 도입되는 단백질 기준 쌀 등급제에 발맞춰 기술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대동은 자율주행 기술을 정밀농업 솔루션과 결합하는 차세대 플랫폼도 준비하고 있다. 김 팀장은 "레벨3 자율주행까지는 완료했고, 내년에는 비전 카메라를 활용한 레벨4 트랙터가 나온다"고 말했다. 위성과 드론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 인공지능(AI) 기반 플랫폼(APFS), 데이터 수집 장비(DAQv2) 등도 기술 고도화의 핵심이다.
물론 데이터 기반 농업은 여전히 농민에겐 설득이 필요한 영역이다. 김 팀장은 "농민 평균연령이 68세로, 수십년을 해오던 방식과 다르니 초기 마찰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한 농가는 정말 주기적으로 지방에 내려가 밥도 먹으면서 힘들게 설득했는데, 결과적으로 수확량이 늘어 그분이 올해는 필지를 늘려서 해보자는 연락을 먼저 주셨다"는 일화를 전했다. 그가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순간이었다.
김 팀장은 정밀농업이 머지않아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세계 인구는 2050년 100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농업 인구는 줄고 있어 효율적 농업 없이는 식량안보를 지킬 수 없다"며 "우리 팀은 농업이 기후위기, 인구변화와 같은 전 지구적 이슈에 해답이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일하고 있다. 그 미래의 한 축이 될 수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