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미국 감독하 이란 핵시설 파괴 기대와도 맞아”
WSJ “앞으로 군사력과 외교간 선택 어려움 보여줘”
‘저하의 축’ 타격받은 이란, 핵개발 필요성 다졌을 수 있다는 관측도
![[워싱턴=AP/뉴시스]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백악관 중동특사가 지난달 6일 워싱턴DC 백악관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4.12.](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4/12/202504122202200280_l.jpg)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는 이란과의 협상을 앞두고 ‘이란의 핵무기 방지’는 ‘레드 라인’이라고 밝혀 난항이 예상된다.
위트코프 특사는 12일(현지 시간) 오만에서 이란과의 핵협상을 하루 앞두고 나온 11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위트포크 특사는 이란의 핵무기 생산 저지는 트럼프 행정부의 ‘레드 라인’이라며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어떤 형태로든 계속 허용하는 모든 협상은 후퇴라고 규정했다.
이같은 협상은 이스라엘이 신뢰할 수 있는 합의, 즉 미국 감독하에 이란 핵 시설을 파괴하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주장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회담을 하루 앞두고 이같이 말하면서도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타협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그는 “이란의 핵프로그램 해체가 협상의 시작이라는 입장이지만 그렇다고 양국간 타협점을 찾을 다른 방법을 찾지 않을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레드 라인이 그어진 곳에서는 핵능력의 무기화는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위트코프는 어떠한 합의에도 이란이 핵폭탄을 개발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한 실질적인 검증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WSJ은 위트코프의 발언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억제하기 위해 군사력이 필요할지 아니면 외교만으로 충분할지 앞으로 몇 달 동안 직면하게 될 어려운 선택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위트코프는 이란이 핵 프로그램 폐기하기를 거부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진행할 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란 핵프로그램을 완전히 없애라고 압박하는 것은 교착 상태를 초래하고 잠재적으로 군사적 갈등을 초래할 뿐이라고 지적한다.
국무부 전 핵비확산 담당관 로버트 아인혼은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상당 기간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검증 가능하게 막을 수 있는 강력한 합의를 협상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며 “하지만 너무 과하게 행동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란은 자국의 핵프로그램은 평화적 목적이며 핵무기 생산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며 2015년 핵합의에서 국제 사찰을 통한 우라늄 농축을 허용한 것도 그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중 2015년 이란 핵 협정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모든 우라늄 농축과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라며 제재를 가했다.
이란 외무부 에스마일 바카이 대변인은 11일 “우리는 미리 판단하거나 예측하지 않는다”며 “12일 상대방의 의도와 심각성을 평가하고 그에 따라 다음 단계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관리들은 이란의 평화적 목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수개월 내로 어떤 종류의 핵무기도 생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란은 60%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면서도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유일한 국가로 이란이 생산하는 농축우라늄은 핵폭탄 제조에 필요한 핵분열성 물질로 쉽게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 정부 기관은 아야툴라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아직 핵무기 생산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지난달 미 의회에 보고했다고 WSJ은 전했다.
마이크 월츠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는 미사일을 생산하려는 별도의 노력을 완전히 해체하는 것만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족시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CBS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 “이란은 전 세계가 볼 수 있는 방식으로 핵프로그램을 포기해야 한다”며 “농축, 무기, 전략 미사일 프로그램, 이들을 포기하지 않으면 그에 따른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7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과의 핵협상에는 미국 감독 하에 이란의 농축 시설을 제거하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군사적 옵션을 제시했다.
하지만 과거 핵 협상의 베테랑이자 이란 협상단을 이끌게 될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한다는 생각을 거부했다.
그는 6일 이란 국영 의회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꿈만 꿀 수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지난 2년간 자신이 후원한 레바논의 헤즈볼라, 시리아, 가자 지구의 하마스 등이 이스라엘에 의해 격파되면서 타격을 입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직접 이란의 방공 시설 및 기타 목표물에 대해 공습도 가했으나 실효적인 반격은 가하지 못했다.
이란 경제는 지속적인 제재를 받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뒤에는 핵 프로그램과 이란산 원유 운송에 관여하는 외국 기업에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는 등 압박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저항의 축’들이 잇따라 타격을 입은 것은 이란이 핵프로그램의 대부분을 보존하려는 결의를 강화했을 수도 있다고 WSJ은 전했다.
하메네이의 수석 보좌관인 알리 샴카니는 10일 “이란의 적들이 계속해서 군사 행동을 위협한다면 억제 조치라고 부르는 것을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우라늄 저장고를 ‘안전한 장소’로 옮기는 것도 포함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피하면서 핵무기 개발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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