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의식불명' 중국인 치료비 8억, 한푼도 못 받은 병원...中유족 "의료비 부담 못해"

안가을 기자
파이낸셜뉴스

병원 측, 국민권익위에 고충 민원 제기

본문 내용과 무관 / 사진=연합뉴스
본문 내용과 무관 /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국내 한 병원이 관광비자로 입국한 중국인 환자를 6년 넘게 치료했지만, 결국 8억원이 넘는 의료비를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원회는 현행 제도만으로는 의료기관의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무연고 외국인 환자의 치료비와 본국 송환을 국가가 지원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을 관계부처에 권고했다.

29일 권익위에 따르면 중국 국적의 A씨는 2019년 9월 관광비자로 입국해 울산의 한 음식점에서 9일간 설거지 일을 하던 중 뇌출혈로 쓰러졌다. 이후 여러 의료기관을 거쳐 같은 해 12월 혼수상태로 지역 내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병원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및 의료법에 따라 진료를 거부하거나 중단할 수 없어 A씨에 대한 치료를 6년간 이어갔다. 그사이 미납 의료비는 약 8억4000만원까지 불어났다. 하지만 A씨는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했고, 병원 입원 6년 4개월 만인 올해 4월 숨을 거뒀다.

A씨의 가족은 중국에 거주하고 있었지만 경제적 사정을 이유로 의료비를 부담할 수 없다는 의사를 병원 측에 전달했고, 치료 포기서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막대한 의료비 부담을 떠안게 된 병원은 지난해 7월 권익위에 고충 민원을 제기했다.

권익위는 보건복지부와 외교부, 울산광역시 등 관계기관과 의료비 지원과 본국 송환 방안을 논의했지만 관련 법과 지원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아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병원은 현재까지도 정부나 A씨 가족으로부터 체납 의료비를 보전받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익위는 이 같은 사례의 재발을 막기 위해 의식불명 상태인 무연고 외국인이나 미등록 불법체류 외국인의 본국 송환 절차와 의료비 미수금 지원 방안을 마련하라고 관계기관에 의견을 제시했다.

울산시는 부서별 행정지원 매뉴얼을 만들고, 외교부도 비슷한 민원이 발생할 경우 외교적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권익위는 "현행 제도는 의료기관에 중증·장기 무연고 외국인 환자를 치료할 의무는 부과하면서도 의료비 미수금이나 본국 송환 과정에서 필요한 지원 장치는 마련돼 있지 않다"며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유사한 피해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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