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17.9% 폭등' 미친 변동성...8월 증시 사야 할까, 말아야 할까
7월 한 달간 지수 22% 폭락
서킷브레이커·사이드카 잇따라 발동
[파이낸셜뉴스] 7월 한 달간 역사적인 급등락을 반복하며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낸 국내 증시가 8월을 맞아 반등 모멘텀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가 일부 해소됨에 따라 지수가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면서도, 남아있는 대외 변수로 인해 '계단식 반등'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코스피 지수는 22.19% 급락했다. 이는 전 세계 주요 국가의 주가지수 중 가장 큰 하락률이다. 상반기 101.14% 급등하며 글로벌 상승률 1위를 기록했던 국내 증시가 한 달 만에 속절없이 고꾸라진 셈이다.
특히 7월 마지막 거래일(31일) 급반등을 제외한 1~30일의 하락률은 34.01%에 달해, 과거 외환위기(1997년 10월, -27.25%)나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10월, -23.13%) 당시의 변동성을 뛰어넘었다. 지수 폭락으로 한 달 새 코스피 시가총액은 약 1484조 원 증발했다.
증시 안전장치도 속수무책이었다. 7월에만 거래를 20분간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네 차례 발동됐다. 역대 발동 횟수(15회)의 약 4분의 1이 지난달에 몰린 셈이다. 지난 28일과 29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연이틀 동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이드카 역시 7월에만 15회(매수 6회·매도 9회) 발동되며 투심을 철저히 위축시켰다.
폭락의 주원인은 글로벌 반도체 및 AI 업황에 대한 피크아웃 의구심이었다. 메모리 수출 단가 상승세 둔화 우려, 중국의 AI 굴기(CXMT 상장 흥행 등)에 따른 점유율 축소 불안,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로 인한 수급 쏠림이 악재로 작용했다. 이에 힘입어 한 달간 삼성전자는 21.41%, SK하이닉스는 35.17% 급락했다.
그러나 7월의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31일, 분위기는 극적으로 반전됐다. 이날 코스피는 하루 만에 17.91%(1001.89포인트) 폭등한 6595.45로 장을 마감하며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삼성전자(26.81%)와 SK하이닉스(29.95%)가 상한가에 가까운 폭등을 기록했고, 외국인 투자자는 거래소에서 7조 원이 넘는 매수 우위를 보였다.
구글(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AI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킨 점이 결정적이었다. 여기에 거액의 차입금을 운용하던 헤지펀드 '시츄에이셔널 어웨어니스'의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포트폴리오 청산이 시장에서 단기 바닥 신호로 인식된 점도 매수세를 부추겼다.
해외 매체와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극단적인 흐름에 엇갈린 반응을 내놓았다. CNBC에 따르면 호주 ANZ은행의 쿤 고 리서치 책임자는 "코스피가 마치 밈주식이나 암호화폐처럼 거래되고 있어 정상적인 국면으로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반면 글로벌 IB JP모건은 "디레버리징(차입 축소) 과정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지금이 매력적인 매수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증권가는 8월 증시가 7월의 패닉에서 벗어나 반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V자형 급반등보다는 저점을 확인해가며 상승하는 '계단식 회복'에 무게를 두고 있다.
8월 증시의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로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추이(최근 4.74% 돌파) ▲지정학적 리스크 ▲28~29일 예정된 연준의 잭슨홀 미팅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의 실적 발표가 꼽힌다.
특히 8월에는 FOMC가 열리지 않는 만큼, 잭슨홀 미팅에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내놓을 고용·물가 인식 및 향후 금리 경로 관련 발언이 핵심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또한 엔비디아가 선보일 차세대 GPU '베라 루빈'의 성과 및 AI 투자 지속성 여부도 반도체주의 향방을 결정지을 주요 요소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기업의 영업이익 레벨은 내년까지 분기별로 계단식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결국 주가는 이익 증가율보다 절대적인 이익 레벨을 반영해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8월 코스피는 5150선을 최악의 마지노선으로 두고, 불확실성을 확인하며 6350선까지 기간 조정을 거친 뒤 계단식으로 저점을 높여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