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비 대출 늘린다지만 현장 '혼선'…조합도 은행도 "기준 명확히 해달라"
산정기준 '종후자산'까지 확대
분양가인지 감정평가액인지
적용시점 모호해 개선 필요성
정부가 8·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 산정기준을 종후자산평가액까지 확대했지만, 조합과 금융권 모두 구체적인 적용기준이 없어 혼선을 겪고 있다. 종후자산 산정 과정에서 동·호수 추첨 등 사업절차가 앞당겨질 경우 오히려 이주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업계는 종후자산평가액 적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절차상 문제를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대출을 실행해야 하는 은행들도 기준을 명확히 해 달라고 금융당국에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9일 회의에서 은행들은 집단대출에 종후자산평가액을 적용하는 구체적인 기준과 절차를 정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실제 경기도의 A재개발사업장도 은행과 종전자산평가액을 기준으로만 이주비 대출을 협의하고 있다. 종후자산이 분양가인지, 준공 후 시세를 반영한 감정평가액인지 명확하지 않아 적용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이주비 대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산정기준을 종전자산평가액 단독 적용에서 종전·종후자산평가액 중 큰 금액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종전자산가액이 낮아 이주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던 조합원의 대출 여력을 늘리기 위한 조치다.
문제는 종후자산을 정비사업의 어느 단계에서 산정할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금융위원회는 관리처분계획인가 시 제출하는 서류를 기준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인가 이후에도 계획 변경과 조합원 변동, 동·호수 추첨 등이 이어져 실제 적용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상 이주 이후 진행하는 추첨을 대출을 위해 앞당길 경우 관리처분계획 변경 때 재추첨해야 해 사업 일정이 늦어질 수 있다.
재개발 무허가건축물인 이른바 '뚜껑'의 적용 여부도 쟁점이다. 종전자산가액이 수천만원에 불과해 사실상 이주비 대출이 어려웠던 만큼 종후자산 적용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제외되면 정책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국토교통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한도가 함께 적용돼 기존과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이주비 확대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복잡한 예외 기준을 추가하기보다 대출규제 자체를 단순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종전가와 종후가를 따지고 다시 제한을 두기보다 LTV 기준을 풀어주는 것이 가장 명확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최아영 서지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