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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강남으로 눈돌린 외국인… 종로는 매매건수 93% 급증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토허제 이후 서울 자치구별 매매
작년 8월~올 7월 집합건물 매수
초고가주택 많은 강남·서초 줄고
종로·강북·양천구 등서는 증가세
세제개편안도 고가 보유에 부담
외국인도 '덜 똘똘한' 한채 찾기

非강남으로 눈돌린 외국인… 종로는 매매건수 93% 급증

외국인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시행 이후 서울 집합건물(아파트·다세대·연립·오피스텔) 매수 건수는 줄었지만 자치구별로 보면 온도차가 뚜렷하다. 특히 용산구와 양천구, 강북구를 비롯한 7개 자치구에서는 오히려 1년 전보다 매수 건수가 늘었다. 토허제뿐 아니라 세제개편안 등에 따른 초고가주택 보유 부담이 커지면서 외국인도 서울 외곽과 '덜 똘똘한 한 채'로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거래 대부분 줄었는데…7곳은 늘어

2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올해 7월 외국인의 서울 집합건물 매수 건수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늘어난 자치구는 송파·양천·용산·강북·금천·은평·종로구 등 7개다.

이 기간 종로구 매수 건수 증가율이 92.7%로 가장 높았고 강북구 47.1%, 양천구 27%, 송파구 20.9% 등이 뒤를 이었다. 용산구와 은평구도 각각 9.8%, 5.2% 늘었으며 금천구는 2.1%로 증가율이 비교적 낮았다. 대부분 서울 외곽에 있는 지역이다. 초고가주택 밀집 지역으로 꼽히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가운데는 송파구가 유일하게 포함됐다.

이처럼 외국인 수요가 분산되는 이유는 토지거래허가 신청과 초고가주택에 대한 세금 등 관련 부담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토허제 시행 전과 달리 실거주 의무가 생겨 주택 매수에 좀 더 신중해졌다는 것이다.

정부의 '고가주택 세 부담 인상' 신호를 읽고 상대적으로 가격 효율이 높은 지역에 관심이 몰리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정부는 지난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서 시가 약 32억원을 넘는 고가주택 보유자와 다주택자 등의 세율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안에서 비거주 1주택에 대한 세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었지만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반대 의사를 내비치며 수정 가능성이 높아졌다. 외국인도 국내 주택을 보유하면 종합부동산세 납부 의무가 있는 만큼 세 부담은 내국인과 같다는 분석이다.

■초고가주택 밀집지역 거래량 '뚝'

이 같은 흐름은 국토교통부 집계에서도 확인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토허제 지정 이후인 지난해 9월∼올해 6월 서울 외국인 주택 거래량은 전년 동기보다 37% 감소했다. 강남3구가 49% 줄어든 가운데 서초구는 73% 감소해 초고가주택 밀집지역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일각에서는 외국인도 '덜 똘똘한 한 채'를 찾기 시작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가주택에 대한 정부 규제 강화 움직임을 확인한 상황에서 굳이 똘똘한 한 채를 매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외국인들도 특별한 (주택 매수) 노하우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내국인들과 생각이 같다"며 "결국 시장 흐름을 함께 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잡한 규제 등으로 국내 고가주택을 처분하고 해외로 나가려는 사람도 일부 있다. 강남3구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나온 아파트 급매 중에도 외국으로 돌아가려는 사람이 내놓은 물건이 있다"고 귀띔했다.

반면 저가주택 수요는 늘고 있다. 외국인 토허제 시행 이후 수도권 외국인 주택 거래의 81%는 6억원 이하였다. 서울에서는 구로·금천·송파·강서구 거래가 많았다. 다만 거래 감소가 서울 부동산 가격을 잡은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외국인 토허제) 시행 이전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대부분은 돈을 벌고 '실거주할 목적'으로 집합건물을 매수한 것"이라며 "투기로 몰아가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인의 거래 감소가 시장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mail protected]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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