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 주역 '드론' 공급망 격변, 시험대 오른 K-방산 인프라 혁신
방위사업청 7일 서울 로카우스서 국방첨단전력법 소요기획 가동
러·우 전장 교훈 흡수한 북·러 드론 밀착 대응, 비대칭 위협 가시화
전문가 "단순 기체 양산 탈피, SW 및 네트워크 독립 통신망 확충 시급"
[파이낸셜뉴스] 현대전에서 무인 드론은 전쟁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비대칭 전력으로 부상했다. 우크라이나 전장과 중동의 대치는 무인 무기체계의 파괴력을 실시간으로 증명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7일 서울 로카우스 호텔에서 '국방첨단전력법 기반 소요기획 혁신포럼'을 개최하고 드론·대드론 분야를 중심으로 범부처 통합획득을 위한 '임무형 소요기획'의 구체적인 실행방안 논의에 전격 착수했다. 글로벌 드론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대한민국 국방 생태계는 단순 기체 확보를 넘어 무인 체계의 뇌와 신경망에 해당하는 소프트웨어(SW) 인프라 혁신에 집중해야 하는 엄중한 과제를 안고 있다.
■'장비 규격' 대신 '수행 임무' 정의, 소요기획 대전환
방위사업청은 국무조정실의 '드론·대드론 대전환 전략'에 따라 범부처 드론·대드론 통합획득 전담기관으로 지정되어 공공수요를 기반으로 국내 드론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통합획득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번 포럼은 지난달 31일 국회에 발의된 '국방첨단전력사업에 관한 법률안'의 주요 내용을 공유하고 임무형 소요기획의 실제 적용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존의 획득 체계는 각 군과 기관이 정량적 성능과 규격을 각각 먼저 확정하는 구조였다. 유사한 임무를 위한 수요라도 서로 다른 요구조건으로 고착화되어 사후 통합이 불가능한 폐단이 반복됐다. 새로 도입되는 '임무형 소요기획'은 '어떤 장비가 필요한가'보다 '어떤 임무를 수행하고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가'를 먼저 정의하는 방식이다.
군과 수요기관이 해결해야 할 문제, 임무, 운용환경, 필수조건을 제시하면 유사한 수요가 선제적으로 통합된다. 연구기관과 기업은 특정 제품이나 규격에 한정되지 않은 다양한 기술적 해결방안을 제안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군·전문기관과 연구기관·기업 간 경쟁적 대화를 통해 기술적 대안을 비교·구체화하고 실증·검증을 거쳐 적정 성능수준과 소요를 확정하게 된다. 소요기획 단계부터 공통 임무를 중심으로 수요를 통합하고 적합한 해결방안을 통합획득으로 연계하는 전구급 혁신이다.
■美·日·대만 대규모 자본 투입 '탈중국 청정 공급망' 격랑
동북아 안보 지형의 무인 전력 경쟁은 이미 자본을 무기로 한 공급망 패권전으로 치닫고 있다. 대만은 향후 6년간 약 10조 원 규모의 중장기 예산을 투입해 중국산 부품을 배제한 탈(脫)중국 청정 드론 공급망을 구축하고 독자적인 무인 전력을 확보할 기조를 굳혔다. 일본 역시 사상 최대 규모의 방위비를 편성하며 무인 전력을 미·일 동맹의 핵심 작전 축으로 편입시키는 중이다.
북한은 러·우 전장의 드론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흡수하며 러시아의 방산 공급망 배후 기지 역할을 수행하는 등 지정학적 비대칭 위협을 고도화하고 있다. 자국 중심의 무인기 생태계를 육성하려는 글로벌 주요국의 속도전 속에서 대한민국 군의 인프라 구축 속도가 동북아 안보 균형의 향방을 가를 핵심 지표다.
■軍 '제각각 신경망' 통합, 전군 통신표준 전격 추진
군 당국은 육·해·공군이 개별적으로 도입해 운용하던 무인기 통신 방식을 하나로 통일하는 '전군 드론 통신표준' 구축을 공식화했다. 그동안 국방 드론은 각 군의 소요 제기와 도입 사업별로 서로 다른 주파수 대역과 데이터링크 규격을 채택해왔다. 합동작전 수행 시 상호 운용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실시간 전장 상황 공유가 제한된다는 치명적인 지적을 받아온 배경이다.
합참과 국방부, 방사청은 국방 드론의 표준 네트워크 아키텍처를 새롭게 수립하고 보안성이 강화된 공통 암호화 모듈 개발을 본격화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각 군이 보유한 무인 전력의 신경망을 단일 체계로 통합해 유무인 복합전투체계(MUM-T)의 합동 작전 능력을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일차원적인 하드웨어 보급을 넘어 군용 무인기 통신 전반의 표준화를 이룩하겠다는 군 수뇌부의 의지가 반영된 조치로 관측된다.
■하드웨어 안주 탈피, 독자 보안모듈·그물망 네트워크 과제
국내 방산 전문가들은 단순한 드론 기체 양산이나 외형적 성과주의에 치중한 하드웨어 사출 실험의 한계를 일제히 지적한다. 적의 강력한 전파교란(재밍)과 사이버 해킹 공세를 무력화할 독자적인 위성통신 연계 체계와 대안 항법 기술 확보가 핵심이다. 전장 전역에서 끊김 없는 대용량 데이터 전송을 보장하는 독립 통신망(메시 네트워크) 확충이 필수적이다.
국방첨단전력법 가동을 계기로 핵심 부품의 고도화된 국산화율을 달성하고 소프트웨어 주권을 확보하는 국가 차원의 탑다운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장비 소요를 단순히 모으는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해결해야 할 임무와 문제를 중심으로 수요를 함께 기획하는 단계가 정착되어야 첨단전력의 신속한 전력화가 완성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이종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