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넘어지고 코치 품에서 오열했는데…" 17세 강준이, 韓 사상 첫 '보드 金' 쾌거 [나고야 AG]
트릭 1·2차 시기 연속 0점으로 '눈물 펑펑'
마지막 3차 시기 92.40점 초고득점 대역전극
스케이트보드 세계 최강 일본 안방에서 사사키·오노데라 제압 파란
2018년 종목 채택 이후 남녀 통틀어 韓 최초 금메달
[파이낸셜뉴스] 두 번 연속 차가운 바닥에 나뒹굴었고, 무거운 중압감에 짓눌려 코치의 품에 안겨 펑펑 눈물을 쏟았다. 모두가 무너졌다고 생각했던 바로 그 순간, 17세 고교생의 눈빛이 무섭게 돌변했다. 한국 스케이트보드의 '미래' 강준이(17·서울영등포고)가 일본의 심장부에서 세계 최강의 일본 선수들을 모조리 꺾고 대한민국 스케이트보드 역사상 최초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거는 대형 사고를 쳤다.
강준이는 27일 일본 아이치현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 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스케이트보드 남자 스트리트 결승에서 최종 합계 180.85점을 기록,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며 시상대 맨 꼭대기에 우뚝 섰다.
이 금메달은 단순한 메달 하나 이상의 묵직한 가치를 지닌다. 스케이트보드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한국 선수가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남녀를 통틀어 강준이가 사상 처음이다. 무엇보다 이 종목 세계 최강국이자 개최국인 일본의 홈그라운드에서, 일본 간판선수들을 완벽하게 제압하고 일궈낸 통쾌한 성과다.
이날 결승전은 한 편의 처절한 성장 드라마였다. 45초 동안 계단과 난간을 자유롭게 누비는 '런(Run)' 세션 1차 시기에서 84.83점의 고득점으로 기분 좋게 출발한 강준이는, 2차 시기 막판에 넘어지며 69.79점에 그쳤다. 하지만 3차 시기에서 본인조차 놀랄 완벽한 주행으로 88.45점을 획득하며 승부의 끈을 바짝 조였다.
진짜 위기는 단일 고난도 기술을 선보이는 '트릭(Trick)' 세션에서 찾아왔다. 큰 무대의 압박감 탓이었을까. 강준이는 야심 차게 준비한 필살기 '얼리 백쓰리 힐플립 립슬라이드'를 시도했으나 1차 시기에 이어 2차 시기마저 연달아 넘어지며 치명적인 0.00점을 기록했다. 2차 시기 실패 직후 코트 밖으로 나온 강준이는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며 코치 품에 안겨 오열했다.
하지만 태극마크의 심장은 강했다. 눈물을 닦고 다시 보드 위에 오른 강준이는 운명의 마지막 3차 시기에서 기적을 썼다. 고도의 집중력으로 고난도 기술을 완벽하게 성공시키며 무려 92.40점이라는 초고득점을 뽑아내 승부에 완벽한 쐐기를 박았다.
최종 합계 180.85점을 기록한 강준이는 172.35점을 받은 일본의 사사키 도아(은메달)와 168.11점의 오노데라 긴우(동메달)를 안방에서 여유 있게 따돌렸다. 17세 소년이 쏟아지는 눈물과 압박감을 스스로 이겨내고 대한민국 스포츠의 새 역사를 황금빛으로 물들였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