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조정에 예금 '밀물'…5대 은행 정기예금 한 달 새 11조 늘어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국내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이 이달 들어 11조 원 넘게 늘어나며 1017조 원을 돌파했다. 국내 증시의 급격한 조정으로 투자 대기 자금이 감소하는 사이 은행들이 최고 연 4%에 달하는 특판 상품으로 예금 확보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22일 기준 1017조 3593억 원으로 집계됐다. 9월 말(1006조 871억 원)보다 11조 2722억 원 증가한 규모다. 지난 8월 처음 1000조 원을 넘어선 뒤에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기적금을 포함한 적금 잔액도 46조 9835억 원으로 9월 말(46조 2749억 원)보다 7086억 원 늘었다.
반면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는 요구불예금(MMDA 포함)은 같은 기간 675조 5249억 원에서 662조 1727억 원으로 13조 3522억 원 감소했다. 9월 한 달간 10조 7949억 원 늘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코스피 하락세가 계속되며 증시 대기 자금은 감소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1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89조 6344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14일(89조 3099억 원) 이후 최저치다. 9월 말(104조 6644억 원)과 비교하면 15조 300억 원 줄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 매수 등을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겨둔 자금으로 증시의 대기성 자금을 가늠하는 지표다. 지난 6월 4일 139조 6948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14일 100조원 아래로 내려간 데 이어 6거래일 만에 90조원 선도 밑돌았다.
은행들은 연말을 앞두고 예금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일반 정기예금 금리를 조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입 한도를 설정한 특판 상품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의 '슈퍼SOL 웰컴 정기예금'은 1년 만기 기준 최고 연 4.0% 금리를 제공하며, 판매 한도는 5000억 원이다. NH농협은행도 'NH올원뱅크 10주년 기념 예금'을 5000억 원 한도로 출시하고 최고 연 3.9%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7일 'WON플러스예금'의 1년 만기 금리를 연 3.5%에서 3.6%로 0.1%p 높였다. 앞서 하나은행도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지난달 대표 정기예금 상품인 '하나의 정기예금' 1년 만기 상품 금리를 3.2%에서 3.6%로 3차례 인상했다.
시중은행의 수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저축은행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22일 기준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3.80% 수준이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앞세워 고객을 유치했지만, 시중은행이 최고 연 4%에 달하는 특판 상품을 선보이면서 금리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아졌다.
예금 이탈을 막으려면 수신금리를 높여야 하지만 금리를 올리면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해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 저축은행으로서는 수신 경쟁력과 수익성 사이에서 대응 방안을 고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