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마약 운전, '롤스로이스 사건'
8월 2일 오후 8시 19분쯤, 서울 강남구 한 도로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던 신모(28)씨가 교통사고를 낸 후 구호 조치를 하지 않은 채 현장을 이탈하는 모습. ⓒ사진 서울중앙지검 제공, 파이낸셜뉴스
지난 8월 2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를 몰던 남성에 의해 20대 여성이 크게 다쳤습니다. 차로 인도를 덮쳐 피해자를 차로 친 걸로도 모자라 차에 깔린 피해자를 방치한 채 사고 현장을 이탈해 많은 이들이 분노했는데요. 해당 사고로 피해 여성은 양쪽 다리가 골절되고 복부와 머리를 크게 다쳐 뇌사 상태에 빠졌습니다.
가해자는 사고 당일 자정쯤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디아제팜과 디다졸람을 투약받고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가해자에게서 케타민을 포함한 7종의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이 검출되었습니다. 케타민은 전신마취제의 일종으로 진통과 환각 작용이 있어 이른바 '클럽용 마약'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마약근절대책연구회가 강남·수서 경찰서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강남구 마약류 연령별 단속 비율에서 20대가 55.2%로 전국 20대 5년 평균 25.7%보다 두 배 이상 높았습니다. 강남구의회의 박다미의원은 "병원, 의원의 밀집성이 향정신성의약품 오남용과 마약류 확산의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감시 역량을 늘리고 예방 교육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② 마약 모임에서 발생한 경찰관 추락사
현직 경찰관 용산 아파트 추락 사망 사건 당시 모임 주선 의혹을 받는 참석자 1인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 2023년 9월 11일 뉴시스
지난 8월 27일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에서 강원경찰청 기동대 소속 경장이 투신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시신 부검 결과 모발, 소변, 혈액 등에서 필로폰, 케타민, 엑스터시를 포함한 신종 마약 성분이 검출되었는데요. 사인은 마약이 아닌 추락에 의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당시 경장이 추락한 아파트에서는 생일파티의 탈을 쓴 마약 파티가 한창이었는데요. 마약 모임을 주도한 이들은 텔레그램을 통해 파티 참여자들을 모집할 당시 "좋은 것이 있다"는 식으로 암시했으며 조사 결과 모임 2주 전부터 마약을 구매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모임에서 경장을 제외한 24명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입건되어 조사 및 마약간이시약 검사를 받은 가운데 일부가 양성 반응을 보였습니다. 해당 모임에 모인 인물들은 대기업 직원과 헬스 트레이너 등 직업군이 다양했는데요. 클럽과 운동 동호회를 통해 친분을 쌓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③ 집중력을 높여주는 '대치동 마약 음료'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학원에 '마약 음료'를 주의하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 2023년 4월 9일 뉴스1
지난 4월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 성행했던 마약 음료 사건 기억하시나요? 이는
불특정 다수의 고등학생을 속여 마약이 함유된 음료를 마시게 한 후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한 사건인데요. 교육열이 치열한 대치동 한복판에서 집중력을 운운하며 마약을 나눠줬다는 점에서 상당히 악의적인 범행이었습니다.
집중력, 기억력 등의 단어를 사용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사실 10여 년 전부터 강남 일대에서 '공부 잘하는 약', '집중력 높여주는 약' 등이 과대 포장되어 학부모, 수험생들의 심리를 자극하고 오남용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죠. 또한 학원가에서 ADHD 치료제가 자주 쓰이는 분위기라서 피의자들이 범행 장소로 고르기 적합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마약이 비교적 자유롭게 유통되던 유흥가가 아니라 학원가라는 점, 10대를 대상으로 범행을 계획했다는 점에서 해당 범행은 굉장히 악질적이었다는 것입니다. 해당 사건이 발생하며
정부는 10대 청소년들이 마약에 무방비하게 노출되지 않을 수 있도록 체계적인 마약 예방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